[eBook] 변명1 변명 1
정길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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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15분쯤 시간대의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다.  시청률에 급급해 너무 막장을 치달아 주는것이 주요 내용이다 보니 보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하긴, 요즘은 굳이 그 시간대가 아니래도 이곳저곳 막장이 아닌 드라마들이 거의 없다보니, 이러쿵 저러쿵 말할것도 못되지만, 어쨌거나 기본적으로 그 시간대 드라마들이 보통 막장에 막장을 더해주는 모습을 어찌나 여러번 봤는지 보기가 영 불편하다.  그렇담 보지 않으면 될것을 뭘그리도 구구절절 잔소리가 많냐고 한다면, 책 제목처럼 변명을 해 보자면 그 시각 어머님이 드라마를 너무도 좋아하시고 며느리로서의 의무같은(?) 느낌으로 나는 그 자리에 앉아있어야하기에 약간은 고통스러운 느낌으로 드라마를 보고 앉아 있기도 한다.  머릿속은 간혹 티비를 부셔버리고픈 욕구까지 일 정도가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정말 막장이고 맘에 들지 않으면 어머님껜 죄송해도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는 행동을 취한다.  고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것이 이번참에 시작한 드라마는 꽤나 흥미를 끌어서 나도 즐겨본다는게 불행중 다행이라고 할까.

 

어쨌거나 세설이 길었다.  이책을 이야기하자고 보니 그때 봤던 그시간대 봤던 드라마 <두여자>의 원작이라고 하니, 쓸데없는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일단 그때 누가누가 나왔었고, 드라마 전개가 어찌 되었던것인지 하나하나 기억나는거 보니 꽤나 성질은 내면서도 꼼꼼히 챙겨보기는 했나보다.  드라마는 막장으로 치달아주고, 말들은 많았고, 사건사고는 늘 터졌고, 여튼 시끄러운 그 자체의 드라마였다.  그래서, 이책을 읽게 될때쯤에 기대감은 솔직히 없었지만, 드라마와는 어떻게 다른가 하는 의문이 들어서 오히려 역효과적인(?) 호기심이 들었다고 해야 옳을 거 같다.  원작이라고 하는데, 그 막장 드라마의 원작은 당최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나 하는 기대감이랄까......

 

그런데, 이거 드라마 원작이 맞긴한건가? 하는 의심이 드는건 원작은 너무도 잔잔하고 조용하다는 것이다.  물론,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이래봐야 딱 한건) 책의 주요 내용인 남자의 바람이 문제이긴 한데, 그외의 사건들은 너무도 천천히 일어나고, 답답할 정도로 전개가 느려져서 같은 이야기가 맞는가 하고 있다.  하긴, 모티브만 따왔을 뿐이겠지만......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고, 사랑에 빠지지만 아내에게 기다려달라고 하는 남편.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건가?  그런 남편을 그저 지켜보면서 자신의 속만 타들어가는 여자.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속내를 전혀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너무 무서울정도로 차분하다.  그녀는 그렇게 생겨먹었고, 사랑이라는 감정자체를 이해하지 못할정도로 죽도록 사랑한다는 기분을 느껴본적도 없다.  그래서 남편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남편은 그런 아내를 몰아부친다.  이 무슨 망할....... 그래, 그렇다.  사랑은 어떤 순간에 찾아 올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사랑에 빠졌다고해서 그 감정이 온전히 이해되어져야 하는것은 아니다.  더더군다나 양쪽의 떡을 다 가지고 싶어하는 남편의 이기심은 책을 읽다가 '이런 써글넘'이라는 욕을 하게 만들지경이었으니, 책을 읽어 기분이 좋아야할텐데 욕지거리만 나오는 순간이었다.  좋다.  첫사랑을 다시 만나 그 사랑에 미쳤으니, 그럼 그 아내는 놔 줘야지.  그래 또 좋다.  아이도 있으니, 이혼이라는 문제가 그리 쉬운건 아니리라.  근데 이 남자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아내를 붙들고 자기가 사랑한다는 그여자를 이러쿵 저러쿵 칭찬하는 따위의 행동은 해서도 안되고, 뻔뻔스럽게 자신이 어떻게 할지 기다려달라고, 무작정 기다려 달라고만 하는 이 숨막히고도 뻔뻔한 남자라니........ 그래, 나는 이 남편이라는 작자에게 무척이나 화가 나 있는 상태다.  현재 1권을 읽은 상태로선.  근데, 문제는 이 아내 역시도 나는 화가 치밀어서 보고 있을수가 없다는 것이다.  무작정 이혼.  그건 아니래도 그런식의 남편의 사랑(?) 따위를 지켜보고 있어야하는가.  갑갑증을 느껴가면서.......  책읽는 사람 아주 애간장을 태워 죽일 작정인가?  뻔뻔스런 남편에 욕지거리가 치미지만, 주인공인 여자에게도 화가 치미는건 그녀 역시도 그런 상황으로 치닫기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그저 고상한척 그러다가 남편에게 한번씩 반항하듯 딴 행동을 취해 보는정도의 제스처만 보이는 그들이 나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에게 그런 상황이 온다면??  솔직히 상상하기도 싫치만, 그래 무식하지만 나는 아마도 상대의 머리끄뎅이를 붙잡고 싶겠지.  그러나, 또 다리가 후덜거리고 심장이 벌렁거려서 그짓도 못하고 말겠지만, 그리고 어쩌면 아이때문에 이혼이라는 결정을 쉽게 내릴수도 없겠지만, 이런 애정없고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을 지속하지도 않을 듯 하다.  아이를 위해서?  모든것을 아이를 위해서라고 자위하며 이끌어 가는건가?  근데, 책을 읽기엔 사실 그다지 아이를 위해서 이 결혼을 이어가는듯한 기분도 들지 않는다.  그저 그녀는 남편의 그런 뻔뻔스러움을 수수방관하면서 고상한척, 고매한척 할 뿐이다.

 

주인공 어느누구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바람을 피우고도 기다려달라는 사랑이라는 뻔뻔스러움으로 무장한 남편,  그런 남편을 무덤덤히 바라보며, 그의 행동에 어떤 제동도 걸지 않는 아내.  그리고, 첫사랑이라는 이유로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이유로 그 남편을 받아들이는 여자까지......  당최 이 답답함이 1권을 현재 읽은 내 기분이다.  도대체 당신들 이혼은 언제 할꺼냐고~!!!!!!!  그냥 갈라서라고...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바에야..... 게다가 그런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두 족속들임에야 그저 그냥 빨리 헤어지고 말라고...... 아이를 위해서 라는 허울은 벗어버리고.  이런 답답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여튼 나는 지금 1권을 읽고 열받은 상태다.  2권에서의 전개가 좀더 빨라지기만 바랄뿐이다.  나 열폭하게 만들지 말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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