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깜빡 깜빡이 공주 - 약속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11
박혜숙 지음, 김성미 그림 / 소담주니어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도 저랬을까? 싶을 정도로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조카는 엄청나게 깜빡 깜빡 잘한다.  그렇게 할머니한테 야단을 맞고도 숙제를 잊어버리는 건 예사요, 준비물도 늘 깜빡해선 등교하기 직전에 준비한다고 늘 난리를 치고, 그 모습을 보기 싫은 어머님은 조카를 늘 야단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아이들의 기억력이란게 한계가 있는 것이다보니 그 점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째 보다보면 짜증이 나버려서 큰엄마로서 제대로 아이를 다독이지 못한다.  어쩌면 그렇게 야단을 맞기 때문에 조카는 더더욱 겁에 질려 기억을 더 못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아, 이런 어쨌거나 아이를 탓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 변화되어 아이를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책은 그야말로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못하는 나같은 어른들에게 오히려 필요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집중력은 그다지 길지 않고, 깊이 생각하는 것도 아직은 어려운 시기인만큼 깜빡 깜빡 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이탓만 한다는 것도 잘못인 것이다. 

 

우리의 주인공은 엄마와의 약속도, 친구와의 약속도 늘 깜빡 깜빡 한다.  자기가 깜빡하고 싶어서 그러는게 아니라,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보면 엄마한 약속을 잊게되고, 다른 친구들과 한가지 즐거운 일에 빠지다보면 딴 친구와의 약속을 잊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습관처럼 굳어지다보니 친구도 화를 내고, 엄마도 화를 낸다.  자기는 고의로 그런것이 아니지만, 은연중에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와도 멀어지고, 화해할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전전긍긍하는 주인공에서 어느날 말하는 새가 나타난다.  까불거리며 자신이 한 행동을  따라하는 새를 보며 주인공 스스로도 느껴지는 점이 있는 것이다.  교실에 가서 떠들지 않기로 해놓고 지갑속에서 떠드는 새, 자신이 잘 못 해놓고도 전혀 그런점을 고려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알게되는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 거고, 약속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하긴, 그러고보면 우리 조카의 깜빡하는 버릇도 어쩌면 어른이 우리가 먼저 약속을 지키지 않음에서 오는 약속의 무의미속에서 커져버린 병(?)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뭘 해주겠다고 하고 해주지 않거나, 같이 어디를 가기로 했다가 가지 않거나..... 그러면서 어쩌면 아이도 약속이란 가볍게 깨버려도 되는거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자리 잡은게 아닌가 싶다.  아이를 탓할께 아니라 우리 어른들이 먼저 반성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래도 어쨌거나, 깜빡하는 건 고쳐줘야하는데....... 그게 고민이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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