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탕 그림책이 참 좋아 2
손지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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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시선에, 특히나 우리 조카의 시선으로 두고보자면 목욕탕이 지옥탕이 맞다.  우리 어머님은 조카를 목욕탕으로 데려가시면 떼를 미는 것이아니라 피부 껍데기 한꺼풀쯤은 벗겨내시듯 박박 미신다.  어른인 나도 어머님이 미는게 아플진데 어린 조카는 오죽하랴.  그래서, 짜증내고 울기도 하지만, 우리어머님의 떼밀이는 여지없으시다.  나야 어른이라고 참는척하지만 초등학생에게는 얼마나 아프겠는가.  으~ 생각만해도......

사실, 나는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때문인지 목욕탕하고는 그다지 친하지 못했다.  시골에서 목욕탕은 흔한 장소가 아니었고, 버스를 타고 30분은 나가야하는 곳에 위치에 있었기에 목욕탕에 한번 가려면 큰 맘 먹고 나가야했다.  그러니, 일년에 두번정도 행사가 될 수 밖에.....  설날에 한번, 추석에 한번. 하하하.  그마져도 아궁이에 불지펴 뜨거운물 데워서 큰 통속에 들어가서 때를 벗겨내는 것이 다반사다 보니, 목욕탕을 그다지 찾지 않게 되었고, 그습관은 어째 지금도 이어져서 나는 목욕탕가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그 답답함이 무엇보다 싫다.  목욕탕안에 들어서면 가슴을 턱하니 막고 오는 그 한증막같은 공기들.  게다가 빡빡 밀어야 때가 벗겨진다고 내가 미는건 너무 힘없다 하시는 시어머님 덕분에 나는 때밀기도 싫다.  그저 샤워정도가 딱 적당하고 좋다.  사실, 때를 미는게 그다지 피부에 좋치 않다는 말을 들어서 그 구실을 대고 싶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나이드신 분들귀엔 역시나 빡빡 미는것에 대한 한이 맺히셨는지 어찌나 박박 미시는지, 힘은 나보다도 좋으시다.

어쩌면 초등학교 조카에게만 목욕탕이 지옥탕이 아니라, 나에게도 지옥탕인지 모른다.  때밀기의 귀찮음, 답답한 공기속에서의 호흡하기, 목욕탕에서 서너시간을 허비하고 집에 돌아오면 바로 뻣어버리는 것 등등....  나는 그래서 목욕탕 가기가 싫다.

이책에서도 그런 점들이 줄줄이 나열되고 있는걸 보면, 어린아이뿐 아니라 나에게도 맞는 동화책이 아닌가 싶다.  마치, 목욕탕을 지옥탕으로 묘사한 이야기들이 재미나고 내용이 무척이나 와 닿았다고나 할까?  게다가 그림체도 웃겨서 보면서 혼자 막 꺽꺽 거렸던거 같다.

목욕탕을 즐기시는 어머님께, 나도 이제 더이상 지옥탕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해볼까? 그나저나 이런 점을 우리 꼬맹이가 닮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나는 박박 밀어주고 싶고, 우리 꼬맹이는 그게 지옥이고.....   그게 지옥탕이 아니고 뭔가.  적당한 때밀기만 존재한다면 나도 언제든 대 환영인데 말이다.

역시, 목욕탕은 지옥탕이 맞는게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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