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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하고 나하고 ㅣ 둥둥아기그림책 2
유문조 글, 유승하 그림 / 길벗어린이 / 2011년 3월
평점 :
결국 이 동화책은 아빠와 우리 꼬꼬마 딸이 같이 읽기를 바랬지만, 우리 남편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건 영 잼병이다. 그래도, 뱃속에 있을땐 아빠 목소리를 많이 들려줘야 한다며 그렇게나 동화책을 읽어주더니, 정작 아이가 커가는데 아빠 목소리를 들려줄 기색이 영 안보인다.
게다가 퇴근하면 집으로 직행하는 나와는 달리, 늘 약속이 잡히고, 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다보니 아빠와 아이가 얼굴을 마주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치 않다. 그래서 일까? 우리 꼬꼬마 딸래미는 요즘 부쩍 아빠에게 다가가려 하질 않는다.
초반에는 아빠에게 그렇게나 붙어서 안 떨어지더니, 이제는 아빠를 지나 나에게만 와서 안긴다. 결국 그리되니 남편은 더더욱 아이와 멀어지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이 필요했는 지도 몰랐다.
아빠하고, 나하고 할 수 있는것, 그리고 아빠와 내가 닮은것... 그리고, 같은 등....
그런 것들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제목도 마침 <아빠하고 나하고>여서, 아이와 함께하면 좋을듯해서 같이 읽기를 권했지만, 참 아쉽게도 아직 남편은 이책을 읽지 못했다. 대신 꼬꼬마 딸에게 내가 책을 보여주고 아빠라는 존재에 대한 느낌과 아빠와 어울리는 느낌을 들려줄 수 밖에 없었다. 그게 크나큰 아쉬움이랄까.
그외, 그림체는 큼직하면서도 동물들의 아빠와 나를 비교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재미나게 묘사되고 있었다. 아빠와 나는 색이 같고, 같이 뛰기도 하는 얼룩말이기도 하고, 같이 어흥거리는 사자이기도 하고, 곰이기도 하고... 그리고, 같이 웃고 떠들며 행복해 하는 가족인 것이다. 특히나, 마지막에 아빠와 아이가 함께 웃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은 기억에서 떠나질 않는다.
오늘은 바빠 결국 이책을 남편이 아이에게 읽어주지 못했지만, 내일은 꼭 시간을 내서 아이와 놀며 읽어주길 바래본다. 그리고, 꼭 약속했으니 지키겠지...... 이책과 더불어 남편은 술 약속을 자제해야한다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