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선생
조흔파 지음 / 산호와진주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고교얄개"시리즈를 보며 자란 세대다.  그렇다고 내가 뭐 엄청나게 나이를 먹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고교얄개를 기억하고, 이승현이라는 배우를 기억한다.  그시절에는 참 그런이야기들이 인기를 많이 끌던 시절이다.  그리고, 그만큼의 추억이 곱씹히면서 재미가 있었달까?  고교생의 이야기속에서 진한 감동과 여운, 그리고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아무튼, 그 고교얄개 시리즈를 쓰신분의 책이라고 한다.  우연히 구입한 책이 그분 책일줄이야.  사실 조흔파라는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표지가 만화틱해서 유쾌한 성장소설이나 읽자고 가벼운 느낌으로 집어 든 책이다.  결론은 가볍게 읽고 넘기기엔 좋았다는 얘기다.  약간 시대상황적 분위기가 틀려서 좀 설정이 유치하달까 하는 느낌이 있긴했지만, 그건 세월의 흐름과 이야기의 문맥상 그냥 넘어가자 싶다.

작가분은 이미 작고하셨고, 아주 오래전에 나온 책을 다시 재출판한 이책에는 웬지 모를 풋풋함이 있다.  그리고, 어릴적 개구쟁이의 유쾌함이 들어있다고 해야할까?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서 전해져 오는 성장의 이야기는 그 시절을 추억해주며,  그때로 돌아가게 해주는 마력을 지녔다.

에너지 선생이라는 한분의 등장으로 어수선하던 집안이 자리를 잡고, 미나라는 소녀에 대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개구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내가 있고, 각각의 특색을 가진 가족이 있다.  그들속에서 개구쟁이 소년은 자라나며 사랑을 깨닫고, 아픔을 깨닫고, 인생을 깨달아 간다.
물론, 아직은 너무 어려 장난이 더 좋은 시절이지만 말이다.

책 속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는 한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표지의 그림체와 비슷한 삽화들은 에피소드에 맞게 웃음을 자아내게도 만든다.  권위적인 에너지선생이지만, 가족들에게 늘 웃음과 활력을 주는 해결사이기도 하다.  뭔가 큰 에너지를 주기보다는 버티고 있어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온 가족의 에너지가 되지 않나 하는 상징적 의미의 에너지 선생이기도 하다.  가볍게 그 시절을 추억하며 읽기에 딱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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