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일기 - 절망의 수용소에서 쓴 웃음과 희망의 일기
조반니노 과레스키 지음, 윤소영 옮김 / 막내집게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지금 엄청나게 실망을 해 있는 상태다.  사실 이책을 읽게 된 이유는 다른 어떤것도 아닌, 작가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십여년전 우연히 접했던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시리즈는 조반니노 과레스키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고, 그의 책을 찾아 읽게 만들었다.  그만이 가진 해학과 재치는 그 누가 대신할 수 없을 정도인지라 우리나라에서의 인지도가 그렇게 많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선) 주위 사람들에게 그의 책을 사서 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상당히 다른, 내가 알고 있던 그의 글이 아닌듯한 기분이 들어서,  아니 이제껏 읽었던 그의 책과는 사뭇 다름에 내가 당황했던 건지 풍자, 해학, 재치를 기대했던 나는 지루함에 몸서리를 쳐야했다.  어느 곳에서도 내가 알던 그의 글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과연 뭐가 문제였을까?  그전의 책은 소설이었고, 이 책은 자신이 포로수용소에 갇혔을 때 쓴 에세이이기 때문에?  현실과 허구의 차이점이란 말인가?  그 갭이 이렇게도 크단 말인가?

솔직히 알 수 없다.  그리고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도 또한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포로 수용소 생활에서 느끼는 고통이 느껴지기 보다는 뭐가 뭔지 이해할 수 없는 단어의 조합과 나열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지루하기는 또 안드로메다 급 저리 가라다.  대 놓고 말하자면 이제 겨우 한달 지났지만 2011년 들어  내가 읽은 책 중에 제일 지겨운 책이 아니었나 싶다.  읽으면서 딴 생각하기는 부지기수고, 그나마도 책장이 넘어가지 않아서 머리가 돌 지경이었다.  책을 읽는게 아니라 이제 막 글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가 아무 뜻도 모른체, 글자를 한자한자 읽어내려가는 수준이었다.

웬만해선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지 않치만, 그냥 지루하다는 한마디밖에 떠오르지 않는 책이다.  문장에서 어떤 감정도 느낄수 없다.  포로 수용소 생활이 처절해 언제쯤 전쟁이 끝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조금은 느낄수 있지만, 그마져도 그다지 절실하게 와 닿지 않는다.  그저 그가 끄적거린 이야기, 낙서를 본 기분이랄까.

아아, 그에게 이렇게 실망하기란...... 리뷰를 쓰면서도 안타깝고 아쉽다.  이렇게 지루하면 안되는 작가가 아니던가.   작품도 그다지 많치 않은거 같은데 말이다.  그의 글 하나하나가 완전 소중해서 아껴읽고 싶은 작가중 한명인데 그 많치 않은 작품중에서도 이런 책이 있다는건 웬지 안타깝다.   그의 지루하지 않은 책이 읽을 게 아직 내 책꽂이에 남아있다는 사실이 고나마 나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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