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사무라이가 푸딩을 만든단다.  그래서, 응? 이거 뭐? 하며 책에 대한 궁금증을 두배로 증가시키며 책을 들었다. 게다가 제목이 "촌마게"는 대체 뭔가.  늘 생각하지만, 일본소설을 읽다보면 전혀 색다른 문화속에 낯선 이름들이 툭툭튀어나와 당황스럽게 한다.  뭐, 내가 일본사람이 아니니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게 당연하지만 말이다.  일단, 촌마게는 일본 고유복장 중 머리를 틀어올리는 부분 즉 우리로 치자면 상투를 얘기한다.  간혹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 비치는 사무라이 그 민둥머리.  그걸 촌마게라고 한단다.  오~ 새로운 걸 알았다.  별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소재는 요즘 흔해빠진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다.  에도시대를 살던 야스베라는 25살이 총각이 (그시대는 완전 노노총각인 것이다.) 어느날 도쿄로 훌딱 떨어져 버린 상황.  이게 뭔가 싶게 놀라게 된 그는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우연히 6살난 아들을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자 수퍼맘인 히로코가 나타난다.  아니, 오히려 히로코앞에 야스베가 나타났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상한 조합이지만 이들의 동거는 그렇게 시작된다.  고지식한 야스베와 현시대를 살고 있는 히로코.  야스베는 현재의 삶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차츰 적응해 간다.  물론, 그가 다 이해할 수는 없다.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는 부모, 여자가 밖에 나가서 돈을 번다는 자체,  남자가 집안일을 해야한다는 사실 등등.  이해 할 수 없지만, 신세를 지고 있는만큼 히로코를 돕기위해 청소며, 부엌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그분야에서 탁월한 면을 선보이는 것이다.

일단, 처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소재가 흔하다고 해서 같은 이야기 일수 없고, 작가가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맛은 달라진다.  너무 뻔한소재라 사실 그부분에서 좀 걱정을 했었는데 첫단계는 괜찮았다.  그런데, 이 작가가도 호흡이 긴 편은 못되나 부다.  이야기가 중반쯤 가면서 점점 유치스러움을 조금씩 띄기 시작했다.  후반부에서 야스베때문에 속상해 하는 히로코의 모습을 보면서는 이거 뭐 로맨틱 소설로 전락하나 깊은 기우마져 들었다.  뭐 그부분은 일단 내 기우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이야기의 끝으로 갈수록 "재밌다"가 아니라, "음, 유치한데....." 로 옮겨가니 기대했던 앞부분에 비해선 실망이 아닐수 없었다.  비현실적인 소재지만 주인공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어야 했는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웬지 하나하나 따지게 되는 심보는 뭐란 말인가.  

그저 그렇고 그런, 흔해빠진 가벼운 이야기로 흘러가 버린듯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조금만 힘을 발휘했다면 더 나은 내용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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