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도 괜찮아 아이앤북 창작동화 26
양승현 지음, 주미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때 나는 얼굴이 잘 빨개지는 스타일이었다.  간이 콩알만해져서는 뭔가를 발표해야만 하면 심장이 콩닥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려서 앞이 제대로 안 보일정도였다.  그럼에도 성격은 쾌활해서 말하기를 부끄러워하거나, 목소리가 작거나 그러진 않았던 듯 하다.  단지, 얼굴이 자주 빨개진다는 것 외엔......

책속 나는 조금만 누군가 말을 걸어도 화들짝 놀라 얼굴이 빨개지고, 뭐든 말을 제대로 할수 없어 작은 목소리로 우물거리기가 일쑤였다.  누군가에게 큰소리로 인사한다거나, 자신의 억울함을 따질수 있는건 정말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결코 버릇이 없어서 인사를 안한다거나 하는건 아니다.  단지 부끄러울 뿐이다.  웬지 모르지만, 누군가 꼭 자신을 보고 있을것만 같은 기분과 이렇게 말을해서 실수는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우리의 주인공을 그렇게 만든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위 친구들이나 사람들은 그런 주인공의 마음을 헤아릴수 없어 가까이 하지 않게 된다.  너무 수줍어해 답답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뭔가 오해를 하기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그런 덕분에 발레수업을 위해 옷을 갈아입는 일도 부끄러워 편한 탈의실보다는 화장실에서 갈아입다 큰 곤란을 겪고, 친구들이 생일 잔치를 해주는데도 말도 제대로 못해 따돌리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순간 마음을 열고 친구를 사기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주인공은 변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큰소리로 인사하는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자신의 주장을 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 또한 부끄러운 일이 아니란걸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고, 발레도 열심히 하다보니 그게 너무도 재밌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기에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시절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아이의 마음을 헤야리지 못하는 어른들의 잘 못 또한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무조건 이래라 저래라 하기보다는 부끄러워 우물거리는 아이는 따듯하게 다독이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명령조가 아니라 말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쓰고,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는것, 그리고 마음 맞는 친구와 어울리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함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너무 부끄러웠지만, 이제는 활발해지기 시작한 주인공을 보면서 흐뭇한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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