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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독스
엘모어 레너드 지음, 최필원 옮김 / 그책 / 2010년 8월
평점 :
한동안 영미소설에 푹 빠져서 그 매력속으로 깊이 들어갔었다. 그런데, 이건 뭐랄까? 다 그내용이 그 내용인거다. 패턴이 비슷한것도 있었고, 웬지 내가 읽는 장르가 비슷해서 인지 색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순간 요즘은 일본소설에 빠져들어서 영미소설은 그동안 등한시 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이상하게 다시 영미소설들에 기웃거리게 된다. 하지만, 읽어보면 여전히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걸 실감하면서도 말이다.
어쨌거나 가독성하나 만큼은 늘 최고는 최고인거다. 패턴이 비슷하더라도, 뭐 이건 영화로 만들면 짱이겠네 라는 생각들이 대부분인 책이래도 가독성은 대단하다. 어쩌면 그래서 요즘 영미소설에 기웃대는지 모르겠다. 금방 금방 읽어낼 수 있는 책을, 가볍게 머리식힐 겸 읽어내는 책을 읽고싶어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데, 이책은 말이지 갑자기 세권이 시리즈(?)형식으로 나와서 이건 또 뭔가? 하는 생각에 세권중 한권을 골라야하는데, 대충 뭐 난 생각없이 이책을 들게됐는데...... 그런데...그런데.... 참 화려한 문구로 책을 알리고 대단한 작가라는 글을 봤던거 같은데, 책을 다 읽은 나는 지금, 이거 뭐...... 뭐가 그렇게 대단한거야?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딱히 묘사들이 세밀하거나 하는것도 없고, 그렇다고 스토리가 엄청 잼나서 그것도 기대하게 하는것도 아니고, 내용이 자연스러우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이 책은 읽기에 불편함은 없는데, 이상하게 읽으면서 제대로 내용 간파가 그다지 쉽지 않은, 그리고 그렇게 재밌지도 않은 책이다. 솔직히 말하면 번역자의 문제인가? 라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웬지 어색한 느낌이 드는듯도 하고해서, 그런데 결론은 아무래도 작가의 글 자체가 그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건 뭐 재밌고 없고를 떠나 그저 밍밍하다.
큰 줄거리 없이, 큰 사건없이 스토리를 이어가는 것은 대단한 힘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글이 어정쩡함은 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옥에서 서로 뒤를 봐주는 친구사이를 로드독이라고 하나본데, 출소후 그들이 빗어내는 촌극은 그다지 그 우정이 깊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은행을 170여곳이나 턴 폴리를 위해 모든 돈을 대주는 쿤도는 출소후 그를 꼬드겨 한탕할 생각을 하고 있고, 먼저 출소한 폴리는 쿤도의 여인 돈 나바로와 재미를 보고, 돈 나바로는 8년동안 기다려온 댓가로 쿤도을 처치하고 돈을 챙길 궁리를 하는, 그러나 그게 그다지 큰 줄거리지만 스토리로서는 빈약한 구성을 지닌 내용이다. 그럼에도 300여페이지의 글을 써 내려 갈 수 있다는건 작가로서 기대치를 갖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솔직히 엘모어 레너드라는 작가에 실망을 해 버렸다. 한두어권을 더 만나봐야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나 내 스타일은 아닌관계로 그냥 여기서 바이바이해도 무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영미소설들 만나는 족족 별로인게, 내가 문제가 있는건지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