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살인
윌리엄 베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살인자가 나타났다.  그런데 어쩌지?  殺人者라고 하기엔 사람이 아니라 새다.  그럼 말도안되게 새鳥자를 써서 살조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 같으니라고......
말이 안된다.  사람을 죽이는 새라니...... 아, 그래 깊은 숲이나 정글 같은 곳에서 육식을 하는 새들은 그럴수 있다.  그러나, 대도시 뉴욕 한복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게다가 알고 봤더니 그건 새의 의지가 아니라 새를 조종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뉴욕 한복판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이 새에 의해 이루어 진다는 새로운 출발점부터 이 책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살인예고장은 물론이거니와 협박다운 편지마져 오지 않는가.  여기에 흥분해서 특종을 보고자 앞뒤 안가리는 언론이 있고, 그속에는 그 특종을 기회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싶은 여기자가 있다.  그러니, 새로운 살인자는 그들을 더욱더 흥분시키고자, 그러면서 자신이 흥분되고자 하는 욕구로 점점 더 그 살인의 게임속으로 깊이 빠져드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내용은 정말 흥미진진하고 새라는 정말 특이하달수 있는, 그것도 일반새가 아닌 송골매를 출현시켜 매사냥꾼의 이야기들이 무한이 펼치지고 책은 약간 두꺼워서 지루할수도 있으나 작가의 필력으로 재미에 푹 빠지긴 하는데, 늘 영미소설을 읽으면 나는 왜 같은 패턴을 느끼곤 하는지 모르겠다.

스릴러다운 맛이 배어있고, 언제나 여자가 관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늘 살인자는 그 여자를 노린다.  그리고, 결국 그 여자는 잡혀가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 물론 주인공일수 밖에 없기에 가까스로 위기의 순간에 살아난다.  뭐, 내가 주인공을 죽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야기의 패턴이 너무도 비슷하다는 것이 좀 불만이라는 거다.

책은 재밌고, 작가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도 괜찮고, 스토리는 나무랄데가 없을 정도다.  새가 등장해서 살인새로 조련되어 가는 이야기들이 흥미진진 하게 펼쳐진다.  물론, 추리소설은 아니다.  이미 살인자는 누구인지 밝혀지고 그 살인자의 이야기 또한 또다른 재미로 이어지기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추리를 할 필요는 없다.  단지, 우리는 왜 그가 그런 살인을 저지르는지 그 동선을 따라가기만 하면된다.  그리고, 그속에 동화되어 가며 살인자의 기분을 따라가는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그 패턴이 일반적인 영미소설의 패턴을 답습해 가기에 나는 그게 싫다는 거다.  뭐, 결국 살인을 저지르기 위한 쓸데없는 명분과 범인을 찾아내야 하는 경찰과 글을 이끌고 가는 주인공이 있어야 하는건 당연하지만, 그 구성이 너무 뻔하니 얘기는 재밌는데 책을 다 읽지 않고도 반은 읽어버린 느낌이 나니, 이건 정말 어쩔수가 없다.

하긴, 이런 소설에 그럼 경찰을 등장시키지 말라는 말이냐, 아니면 주인공을 없애란 말이냐 등의 당연한 반문을 하면 나역시 할말은 없지만, 소재만 다를뿐 어디선가 본 얘기인거 같은 기분의 패턴이 싫은건 싫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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