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이 살아났어요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1
박수현 글, 윤정주 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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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자란 덕분에 저녁마다 화장실가는게 너무나도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결국 혼자가지 못하고 늘 엄마나, 작은오빠를 데리고 갔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문턱을 밟으면 안된다는 말에 왜 그래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었다.  단지 복나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 의미를 알았다.  부엌 한 귀퉁이에는 늘 물한그릇이 떠 있어서 왜 인가 하는 의문도 머리를 떠나지 않았었던거 같다.  모든것이 의문 투성이었지만, 그다지 질문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나는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 버린거 같기도 하다.  아니면 어렴풋이 집안을 지키는 조상들에 대한 예의일 꺼라는 생각을 했었던것도 같다.  어쨌거나 시골에서의 생활은 즐거웠지만, 한편으론 밤에 부엉이가 우는 무서움도 있었다.

그런데, 이책이 딱 그랬던 어린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연이네 설맞이> 라는 동화책의 그림체를 원체 좋아했었는데 그 그림을 그린 분이라고 하니, 그 또한 정감이 가고 웬지 내가 아는 사람을 다시 만나는 반가움이 있는듯도 했다.  그러나, 시골집이 살아났다니..... 그건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책을 펼치기 전만해도 도통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귀여운 세쌍둥이가 시골로 이사를 가고 그 곳에서 어느날 처음 보는 할머니를 만나면서 술래 잡기를 하면서 아하, 하는 느낌이 왔었다.  할머니의 정체 또한 어렴풋이나마 짐작 했다고 할까?
개구쟁이 세 쌍둥이는 술래잡기를 하기위해 마루위를 쿵쿵거리며 뛰어다니고, 대문의 문고리에 매달려 장난을 쳤으며 장독대 속에 숨으려고 난리를 피웠다.  아이들은 위층, 아래층 신경쓰지 않고 뛰어다니며 장난칠 수 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행복에 겨워 시끌벅적하게 떠들었다.  부모님은 약속이 있어 나가신 저녁에 갑자기 화장실을 가기위해 나선 세쌍둥이는 무서움에 떨며 뒷간문을 열자 머리카락 수를 헤아리고 있던, 뒷간 귀신이 깜짝놀랐다며 잡으러 오기 시작하자 무서워서 부리나케 도망친다.  그러자, 이곳저곳에서 그동안 세쌍둥이 집을 지켜주던 신들이 나타나 세쌍둥이에게 쿵쿵쿵 뛰고, 문고리에 매달렸던 것을 상기시키며 야단친다.  집안 곳곳에선 집안을 지키는 수호신들이 모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 들도 요즘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집안의 신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었다.  우리 옛 조상들이 지키려 했던 조심성을 알려준다고 해야할까?  꼭 미신이라기 보다 남을 위해 조심하는 모습을 일깨우려한 조상들의 모습이 담겨 있는 듯 해서 읽는 내내 의미가 깊었고, 세쌍둥이의 개구진 모습의 그림체가 너무도 좋아 웃음이 넘쳤다.

집이 살아있어 무섭기도 했지만, 해를 끼치는 살아있음이 아니기에 더 든든함이 느껴졌던 책 읽기가 아니었나 싶다.  어릴적 시골집에서의 생활이 아련히 떠오르면서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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