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오 대전!
예고르 그랑 지음, 이선주 옮김 / 서커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프랑스 소설을 좋아한다.  늘 말하지만 그들의 비틀기가 좋고, 블랙유머가 좋다.  그래서, 늘 프랑스 소설은 눈여겨 보는 편이고 눈에 띄면 찾아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표지는 참 우스꽝 스럽고, 소개글 역시나 너무 웃기는 블랙유머라고 하는데 엔지오가 뭔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책을 다 읽고, 그 의미 파악을 했고 방금 검색을 했더니 "국제연합(UN)에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설립된 각국의 민간단체" 라는 내용이 나왔다.  검색을 하고 뒤늦게 '아하' 하고 있다.

블랙유머를 좋아하니, 일단 기본은 웃고 들어갈려고 노력하다보니 본의아니게 기대만큼 못한 책을 만나 실패하는 경우가 더러있다.  이책 역시나 웃으려고 준비를 해서인지 내용의 비틀어치기는 너무도 재미난데도 불구하고 큰 기대심리로 인해 조금은 아쉬움이 드는 면이 없지 않다.  

확실한 블랙유머 코드를 보이긴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같이 엔지오들의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환경을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녹색행진>과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에게 예방주사를> 이라는 두 단체가 그야말로 끝간데없이 전쟁을 벌이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난무하는 비틀기와 웃음코드가 적절하게 널려있다.  하지만, 문제는 어디서 웃어야하는지 솔직히 적절한 시점을 찾을 수 없음에 있다.  모든 내용들이 비틀기이고, 유머이다 보니 중간중간의 웃음코드가 없어져 버린 느낌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푸하하하 거리며 웃을 수도 없는것 아닌가.  내용은 재밌다.  선량하기만 민간단체간의 서로 물고 물리는 전쟁.  처음의 시작은 간단했다.  <녹색행진>이 전부 임대하고자 했던 건물을 <아이들에게 예방주사를>이 5,6층에 입주하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간에 갑작스레 전개되는 포스터 찢기와 자전거 부수기, 그리고 전면전.  있을 수도 없는 일들이 두 엔지오 사이에서 일어난다.  읽다보면 말도 안되지만 재밌는 전쟁이야기가 치열하면서도 유머를 자아낸다.  하지만, 내용의 신선함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지루한면이 보이니 저자의 필력탓인지도 모르겠다.  웬지 읽으면서도 진도가 쉽게 나가지 않는다.  재미는 있으나, 가독성에는 그다지 큰 점수를 줄 수 없다.  그리고, 후반 전쟁의 막바지에서 주인공의 어이없는 행동은 솔직히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작가는 나름 욕구에 대한 분출을 그렇게 묘사했지만, 공감이 가지 않아 책에 대한 재미가 많이 반감돼 버린 격이다.

그래도 내용의 신선함과 블랙유머적인 요소들이 무겁지 않게 묘사되므로 그점은 높이 사주고 싶다.  그래서, 별 넷.  별 다섯을 받기엔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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