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의 신선함, 후반의 아쉬움

<나는 개입니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는 개입니까 ㅣ 사계절 1318 문고 62
창신강 지음, 전수정 옮김 / 사계절 / 2010년 4월

"나는 개입니까?" 책 제목 그대로 묻는다면 "그래" 라고 대답해야할 거 같으다.  그러나, 실상 개에서 인간으로 변신완료를 해버렸으니 또 완전 "그래"라고 단정짓기도 쉽지 않다.
일단 제목이 너무 웃긴다고 생각했다.  "나는 개입니까"라.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스스로 판단내리지 못하고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자신이 개냐고.  그 질문은 자신이 개가 맞긴하지만 실제 개의 삶에서 자신이 존재하냐고.  그리고, 인간 세계에서 살아가는 자신이 개일수 있냐고 하는 많은 내용과 물음이 내포되어 있다.

중국소설에 요즘 관심이 가는터에다가 "사계절" 출판사에 대한 믿음도 꽤 생기고 있는터라 책에 대한 호기심은 그야말로 왕성했다.  성장소설 위주의 청소년문고에 심혈을 기울이는 듯해서 나의 입맛을 무척이나 당기는 출판사인데다가 읽은 책들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1318문고시리즈를 완독해 볼까 하는 마음까지 생기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차에 이런 특이한 제목에 특이한 표지의 책이라니...... 

간단한 줄거리로 메우자면 개가 인간이 되어 인간의 삶속에 공존해 간다는 한줄짜리 줄거리가 될수 있다.  하지만, 처음 출발은 개의 삶에서 시작한다.  인간의 삶을 동경하고 인간세계를 무척이나 그리워 하는 개.  그러나, 자신의 부모님은 이미 모든 두려움을 알기에 그런 막내아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안전을 강요하기만 한다.  그러나, 인간이 그렇듯 개 역시나 억누르면 억누를 수록 더 궁금하고 뛰쳐나가픈것이 젊은세대가 아니겠는가.  뛰쳐나온 그 개가 인간으로 짠~하고 변신해 버린다.

이건 마치 카프카의 변신과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솔직히 말해서 카프카의 변신을 읽지 못했다.  그러나, 귀동냥으로 주워들은바 그런의미라고 하니 대충 비교해 본다.
어째꺼나 처음은 무척이나 신선한 책이었다.  개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서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들의 세계를 마치 의인화하듯 보여주고 개와 지렁이와의 우정에 대해 말해줌으로서 색다른 세계속으로 깊이 파고 들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인간으로 짜잔하고 변신해 버리다니..  이건 뭐 요술공주 밍키도 아니고, 개가 인간으로 변하면서 인간세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가관이다.  아무것도 모르니 당연히 돈을 지불해야하는 것도 모르고, 학교가 뭐하는 곳인지 알수 없다.  

솔직히 이 책의 부록에는 인간세상 비틀기, 풍자소설이라고하는데 개인적으로 그런면이 와 닿치는 않는다.  초반 신선함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읽기가 좀 유치해지는 기분이 든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다손 치더라도 읽어갈수록 그런부분이 적잖다.  성적에 연연하는 인간들, 즉 선생님들의 모습과 대비되게 주인공은 전혀 그런것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찾고자 하는 순수와 진실성만을 찾아 헤매지만 인간들은 그런것보다 성적이 중요하다고 비틀어치기를 했지만 그런 의미를 찾기보다는 웬지 읽기가 유치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을 보니, 책 속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겉핥기 식으로 읽은 건지도 모르겠다.

초반 도입은 별 네개를 줄 정도로 신선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책에 대한 의미파악이 생각만큼 되지 않고, 가독성은 있으나 재미면은 그다지 있지않다.  그야말로 제목에서 문법을 무시한 제목을 제시했듯이 내용구성 역시도 조금은 엉뚱함이 엿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개가 인간세계로 나오지 않고 개의 세계를 재조명했다면 좀더 신선하고 재미있는 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