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궁의 노래 - 하 - 김용상 역사소설
김용상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김용상이라는 작가의 책을 처음 읽어봤는데, 의외로 글맛이 있고 괜찮다는 생각을 해본다.  읽을수록 빠져들게 하는 뭔가가 있다.  추리소설을 주로 써왔다고 하는데 그래서 더 흡입력이 강한지도 모르겠다.  추리소설을 쓰다 역사소설을 쓴다는게 쉬운일은 아닐텐데 그 역시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거나, 상권에서 소현세자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불러일으켰다면 하권은 세자빈 강씨의 더 힘겹고 어려운 일들이 줄줄이 일어남을 이야기 한다.

청이 명을 완전히 제압하고 수도를 북경으로 옮기면서 자신들도 심양에서의 6~7년 생활을 정리하고 북경으로 따라 움직인다.  타지였지만 그래도 정이 들었던 터라 심양이 오히려 생활하기는 편했다고 말하고 있다.  북경에서 1년여의 생활을 하다 드디어 불모 생활의 종지부를 찍게된다.  청에서 이젠 형제의 나라로서 우리나라를 믿을 수 있으니 조선으로 돌아가라는 세자부부에게는 정말 꿈같은 이야기.  그러나, 그들의 마음한켠이 또 그렇게 행복한 것만도 아니었다.  조선의 형국은 당파싸움으로 얼룩진데다 잠시잠깐 들렀던 세자부부를 냉대했던 자신의 아버지 인조를 생각하고, 조 소용의 치마폭에서 놀아나고 있는 조정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고 걱정거리만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 조국 조선이 아니던가.  한달여의 움직임에 다시만난 조선은 힘들지만 기쁨 그 자체였다.  
청에 있을적부터 서양문물에 관심이 많았던 소현세자는 천주교에 대한 신뢰로 조선에도 전파하고자 마음을 먹으나,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아버지 인조의 냉대는 생각보다 더 심했다.  아들을 마치 자신의 보위나 넘보는 야만인으로 생각하니 자식이 곱게 보일리 만무했다.  게다가 그 뒷배경에는 세자빈이 모든걸 조종한다고 여기니 부부가 좋게 보일리 없었다.

참으로 눈이 어두워도 그렇치, 어찌 자식을 그다지도 믿지 못하고 미워하는지.  인조의 마음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자신이 숙부를 폐하고 자리를 차지해선지 자기 자리를 지키는데 연연하기만 했다.  아무래도 자신 또한 그런식으로 배척을 당할까 두려웠던가 보다.  무능한 임금으로서 자신을 어쩌면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모를일이다.  그렇기에 그토록 권력에 더 목숨을 건 것이 아니겠는가.  
어쨌거나 소현세자는 다시 환궁한지 3개월도 채 안되는 시점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  독살설도 있고, 그 배후에는 자신의 아버지 인조가 있다는 말이 떠돌지만 세자빈은 믿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세자가 죽으면 응당 원손을 세손으로 세워야함에도 인조는 자신의 둘째아들 봉림대군을 세자로 앉히며 보위를 물려주려한다.  더해서 세자빈은 요망하다거나 자신을 죽이려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씌워 별궁에 가두고 사람하나 붙이지 않았다.  마지막에 사약으로서 며느리에게 목숨마져 빼앗는 그야말로 천륜을 저버린 사람이 인조였다.

갈수록 심해지는 인조의 어리석음이 눈에 보여 책을 읽는내내 화가 났었다.  소현세자에 대한 궁금증은 더 깊어만 갔고, 남한산성에서 굴욕의 패배를 맛본 인조에 대한 관심도 일어,  소현세자에 대한 책 4권과 김훈 선생님의 남한산성까지 구입했다.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이 느낌대로라면 빠른시일에 만나지 않을까 싶다.  하권은 상권보다 여러가지 얘기들이 있었지만 소현세자에 대한 죽음이 너무 많이 다뤄져 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지금 그 원인을 알수는 없지만 그래도 좀더 자세한 내용을 원했는데 그 점이 좀 아쉬워 별 하나를 빼고 별점을 준다.  그래도 아무튼 이책으로 인해 좀더 역사에 대해 소현세자에 대해 깊은 관심과 재미를 느꼈기에 책읽기 무척 행복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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