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강 밤배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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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을 좋아함에도 요시모토바나나의 소설은 사실 영 나랑은 맞지 않는다.  비슷한 문체이고, 내용인듯 하면서도 흡입력이나 공감부분에서 늘 에쿠니가오리와는 다른 뭔가가 있는듯 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도저히 이해안가는 관계라도 이상하게 그들을 이해하게 되는데 요시모토바나나의 소설은 읽다보면 힘들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키친"은 꽤 재미있게 읽었고 다시금 그녀를 좋아하게 만들었지만, 그외 소설들은 크게 와 닿은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그녀의 책은 사서 모으게 된다.  그게 웬 습관처럼 돼 버린건지.

이책은 입소문으로만 듣고 나온지도 꽤 됐는데 이제서야 만났다.  며칠전 읽고 바로 리뷰를 쓰지 못한탓에 오늘 리뷰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곤혹스러웠다.  요즘의 내 기억력이 문제가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내용도 전형적인 일본소설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작품이라 강한 기억이 남지 않은 탓도 큰듯하다.

단편이었는데, 맨 첫 작품은 기억이 나는데 다른 작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런 정말 내 썩어버린 머리를 탓해야하는건지.

어쨌든 내용이 너무 잔잔하다못해 우울한 건 사실이다.  예전엔 일본소설의 그런분위기가 싫어 무조건 피하고 봤었는데 어느새 그런 분위기에 물들여져 버려서,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하게된다.  우울한 분위기를  피해 뭔가 좀더 색다른 소재로 만나게 된다면 그거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러고 넘어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늘 소재가 다양하다는 것에 기인하는데 요즘의 일본소설들 특히 사랑주제로 된 이야기들은 늘 불륜이나, 자살, 근친상간정도로 일축되어버린다.  그것도 아니면, 오래된 연인들의 지겨움증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이책도 딱히 불륜이라고 정의하기엔 나름의 사정이 있지만, 어쨌거나 법적인 불륜은 불륜인 거다.  물론, 그런 문제점으로 책을 읽진 않았지만 말이다.  몇년동안 식물인간으로 살아가는 부인과 새로운 연인과의 관계.  이도저도 정리되지 않지만 그래도 그녀는 그를 사랑하고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  누군가와 그저 같이 잠만자주는 일을 하던 친구가 자살했다는 말을 하지못하고 어느순간 그녀마져도 잠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모습이 우울하게만 보여진다.  잠만 계속 자는 여주인공도 어쩌면 못마땅하게 느껴진건지 모르겠다.  희망보다는 무력함이 엿보이니 읽는이에게는 답답함이 보인다.  이런 사랑얘기..이젠 좀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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