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센터 문학총서 3
노나카 히라기 지음, 정향재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얘기를 읽다보면, 어느순간 그 감정의 이입으로 내가 설레어 지는 느낌이 좋다.  새로 시작하는 연인들의 떨림이 있고, 작은것에도 설레여하는 기쁨이 있다.  물론, 아픔도 있다.  사랑얘기는 늘 유치한듯도 하지만, 언제나 끝날수 없는 소재의 무궁무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상에 수많은 사랑얘기의 존재속에서도 내 손에 들려져 읽어지는 사랑얘기는 그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말도 안될지라도 공감이 된다면, 이해가 된다면 어느정도 흥분과 충만된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을거 같다.

보통 주인공들의 이야기속을 들여다보면 쉬운 사랑이라거나 고민이 없는 사랑이야기는 없다.  물론, 그렇기에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소설이 되어지는게 당연한 일일것이다.  밋밋하고 재미없는 사랑이야기가 소재가 될 수 없는거 아닌가.  그런 이야기속 주인공들의 얘기를 술술 잘 풀어내고 도저히 이해 불가능 할 거 같은 연인들의 이야기도 어느순간 공감이 되고 감정이입이 되어버리는 작가는 개인적으로 에쿠니 가오리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커플들이 존재하며, 기본적으로 나의 성향으로는 그런 커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믿음을 가진 나를 언제나 넉다운 시키며 결국 이럴수 밖에 없음으로 그들이 사랑하는 걸 나 역시도 이해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작가는 에쿠니 가오리다.   그런데, 이 책 "연인들"에서 약간은 에쿠니 가오리 같은 냄새가 난다.  

연인이면서도 연인이 아닌듯한 두 커플,  우연히 마티스의 그림하나로 이어져 버린 두 커플의 얘기속에 옅지만 에쿠니 가오리의 냄새가 나는 듯한 느낌이다.  다른 듯 닮아버린 두 커플의 이야기속 사정을 읽어가다보면 그들의 사랑이 사랑인건지 편안함에서 오는 일상인지 헷갈릴때가 있다.  열렬함은 없지만 그래도 깊이있어 보이는 느낌이 그들이 사랑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듯 하다.  하지만, 사실 나는 두 커플이 등장할때 웬지 그들 커플이 크로스 되어 어긋나는 사랑의 작대기 모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좀 했었더랬다.  그런데, 나의 그런 상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그저 두 커플의 이야기를 담담히 이어나가고만 있을 뿐이다.  오히려 같은 여자끼리의 호감이 더 그 연인들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해야하나.  
아주 나이차가 많은 커플과, 앞이 안보이는 여자와 사는 커플들 속의 이야기가 그저 담담히 이어진다.  그런데, 옅은 에쿠니 가오리의 냄새라서 일까.  이 두 커플의 사랑이야기가 사실 크게 공감이 가진 않는다.  그저 그들의 사랑을 읽어만 갈 뿐이다.  그러면서도 웬지 분위기는 에쿠니 가오리의 느낌이 난다.  만약 이들 사랑의 공감만 불러 일으켰다면 짙은 에쿠니 가오리 냄새를 맡았을지도 모르겠다.

처음 대하는 작가라 누구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전형적인 일본소설의 사랑얘기 느낌이 나는 책이다.  그들의 사랑엔 공감도 이해도 없이 그저 주인공들의 이야기만 흐를뿐이다.  느낌이 나쁘지 않은 책이지만, 비슷한 얘기들이 많아 별 다섯에 별 하나를 뺀 아쉬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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