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호프
그레첸 올슨 지음, 이순영 옮김 / 꽃삽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어릴때 오빠는 장난처럼 "바보야"라는 말을 즐겨썼었다.  사실 동생을 이뻐라 하는 마음에 장난으로 하는 말이라고 받아들이면 아무 문제가 없는 단어였지만 웬지 나는 그 단어가 싫었다.  하긴, 아무리 애정이 담겼다곤 하지만, 바보라는 말을 듣고 그다지 기분 좋을 사람은 몇명 없을 것이다.  결국, 중학교쯤을 기해서 오빠에게 정식으로 그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구를 했고, 오빠는 그 뒤로 그 바보라는 말을 하지 않을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지금 아예 그 말을 하지 않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별것도 아닌 일이지만, 그때 내가 오빠에게 부탁한건 어째꺼나 좋은결과를 낳았으며, 내 자신의 열등감이 조금은 없어지는 듯해서 대만족스럽기까지 하다.  큰 일은 아니지만, 말이라는 것이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새삼 실감하게 된다고나 할까.

내가 바보라는 단어에 속상해 했었던 어린시절이 있었다면, 이 책의 호프는 너무도 심한 엄마의 언어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나, 자신을 멍청이라거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아이인것처럼 말하는 엄마때문에 점점 모든것에 자신을 잃어가고 열등감에 휩싸이게 된다.  급기야 엄마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며, 자신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곳에 없다는 생각마져 하게된다.  그러나, 어느날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시는 "인생은 아름다워" 라는 영화를 보고 호프는 스스로에게도 점수를 매겨 엄마가 멍청이라고 할때 참으면 300여점, 자신을 비웃을 때 참으면 60여점 등등 점수를 얻기위해 엄마의 언어학대도 견디기로한다.  게다가 안네프랑크의 일기속에서 교훈을 얻어 자신만의 방법으로 학교에서 점점 발표력이 늘어나고 자신의 생각을 또렷이 밝힐수 있는 밝은 호프가 되고자 노력한다.  게다가 우연히 알게된 구제가게의 루시아줌마등은 이런 호프를 더욱 사랑해주므로서 호프는 자신만의 개성과 사랑을 발산하게 되는것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모습은 변화가 없다.  늘 호프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고 호프가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캠프조차 못 가게 만든다.  우리의 호프.  이름이 호프이기에 좀더 밝고 행복한 소녀이길 바라는데, 현실은 그렇치 못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책을 읽어가는 내내 호프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때문에 너무 화가났다.  딸에게 상처주는 말들을 끊임없이 내뱉고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인공 호프가 누군가.  소녀는 밝았다.  엄마의 언어학대를 슬기로운 방법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겨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린 15살 소녀에게는 그 깊이가 너무도 깊었던듯 하다.  어느순간 폭발해버리고 마는것이다.  
우리는 사실 따지고 보면 누군가에서 언어 폭력을 행하고 있으면서 호프엄마처럼 자신이 어떤짓을 저지르는지 자각하지 못하는게 어쩌면 다반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나, 몸에 직접 상처주는것만이 상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터라 언어에 대한 폭력은 별게 아닌걸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것이다.  그러나, 호프를 보면서 언어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다시한번 되새기게 됐다.  나 역시 호프엄마처럼 행동한 적이 없는지 반성이 된다고나 할까?  언제나 말을 조심해야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므로써 더 절실히 깨닫게 된 기분이다.  호프가 희망이듯 책속의 15살 소녀 호프도 절망이나 열등감으로 떨어지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탈출해 내는 모습이 정말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모습으로 그려져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책이 따듯하면서 얻을게 많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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