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는 돌아갈 집이 있다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무조건적으로 책을 사는 사람들이 여럿있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야마모토후미오"다.  좋아하는 작가들중에서 또 그중에서도 최고로 좋아하는 작가가 이 작가라고 할수있다.  그런점에서 그녀의 책이 나오면 무조건 구입해보는것이 내 일이다.  그러면서 빨리 읽지않은것은 좀 아이러니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만큼 기대감도 그만큼 크고, 그녀처럼 여자의 감성을 잘 표현해내는 작가는 없을거라며 혼자 싱글거리기도 한다.  표지가 색다르면서, 제목도 좋아서 이책에 대한 기대는 그야말로 최고조였다.  그런데, 그만큼 내가 너무 기대를 심하게 했던 탓일까?  웬만한 그녀의 작품에 별다섯개 주기를 주저하지 않는내가 이번만큼은 웬지 좀 망설여진다.  읽으면서 그녀답지 않다는 느낌이 좀 들기도 했거니와 여자의 감성보다 낯설게 끼어든 또다른 남자의 감성까지 읽어내려니 쉽지 않은 기분이었다.

이책은 두집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얘기가 전개되어진다고 할수 있다.  아직 결혼까지는 생각이 없던 연하의 남편을 임신이라는 수단으로 결혼까지 이르게 된 가정과 학교선생님으로 재직중인 남편과 그야말로 현모양처인 아내를 중심으로 한 대가족을 이룬 가정.  그 두집안의 사람들과 그 두쌍의 부부가 얽히고 설키면서 얘기는 이어나간다.  특히나, 결혼전에는 회사다니기 싫어서 결혼하자마자 직장을 그만둔 주인공은 어느날 문득 육아와 가사가 지겹게 와닿게 된다.  그래서, 연하의 남편을 설득해 보험회사를 다니게 되고, 그로인해 빚어지는 갈등들이 전개된다.  이제껏 야마모토후미오의 책은 대체로 여성의 감성을 얘기하고, 주인공들도 여자들이 대부분이었던탓에 이책에서 연하남편의 감성이 나타나자 난 적잖이 당황했다.  아내에게 기대하던 마음, 편안한 가정을 원하던 남편,  그런 편안함을 가정이 아닌 학교선생의 아내에게서 위안을 받는 남편의 심경.  그리고, 서로 얽힌 그들의 관계속에서 비록 편안하진 않지만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대해 무덤덤하게 얘기하고 있는 이야기.  

제목 그대로 그 남편에게는 바람을 피웠음에도 결국 돌아갈 집이 있었다.  그녀 또한 그 사실을 알지만 자신의 일을 찾음으로서 그런 남편을 받아들이는 일상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의 집안 또한 그토록 믿었던 아내가 다른남자와 바람이 났지만 결국 자신과 함께 할 사람은 아내밖에 없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말그대로 돌아갈 집이 있는것이다.  그런데도 난 웬지 책을 덮는 순간부터 찝찝했다.  그들이 서로를 버리고 이혼하길 바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런 결론을 바란것도 아닌거 같다.  사실 어떠한 답도 원하지 않고 야마모토후미오만의 여성적 감성과 내면을 바라보는 글을 읽고싶었던 듯 하다.  그런데 어수룩하게 끼어든 남자의 감성에 혼자 반감이 들어버린게다.  남자의 마음 또한 이해함으로서 좀더 깊은 얘기를 읽어나가야하는데 여자의 마음만 찾아내려는 내가 뭣보다 잘 못된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아쉽다.  웬지 모르게 아쉽다.  그렇게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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