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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마
츠츠이 야스다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소설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츠츠이 야스다카"란 이름은 생소하다. 아직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작가라 호기심이 일기도 했지만, 사실 표지가 웃겨서, 게다가 "웃지마"라고 대놓고 야단치는걸 보니 반어법적으로 얼마나 웃기기에 그런 제목까지 붙였나 하는 마음이 더 컸던건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일본작가를 대할때마다 색다른 재미들이 더 깊이 느껴질거라는 기대감은 웬지 나를 더욱더 설레게 하기도 한다.
호시신이치와 더불어 일본에서 SF작가적 블랙코메디적 요소가 깊은 작가라고 하니, 소개글을 읽자마자 "오~"하는 감탄사가 일었다. 호시신이치가 누군가!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작가인데다 플라시보 시리즈로도 너무 유명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 작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니 우연한 기회에 얻어걸린 책치고는 괜찮은 작가를 또한명 알아둘 수 있는 왕건을 건진셈이었다.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책이 단편이란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한편한편 읽어내려가다보니 구석구석 블랙코메디가 묻어난다는 걸 실감할수 있었다. 드러내 놓은 웃음보다 생각하며 웃어낼수 있는 깊이 있는 웃음이라고 해야할까? 일일이 단편을 모두 소개할순 없지만 "츠츠이 야스다카"라는 작가가 얼마나 기발한 생각과 웃음을 전하는 작가인지 깨달수 있는 책이었다. 어느날 애완견의 생각을 읽게 된 주인. 애완견의 주인은 아내는 모를것이라 믿고있지만 어느순간 아내도 그런 애완견의 생각을 후에 읽을수 있게된다. 그런 애완견은 자신의 사랑이 실패하자 주인의 아내에게 묘한 시선을 보내고 그런 애완견을 말리는 주인과 그걸 알게된 아내사이의 얘기를 읽고 "빵"하고 웃음이 터져버렸다. 개의 생각을 읽게 된다는 것도 색다른 내용이지만 그 개가 주인여자에게 묘한 시선과 생각을 던진다는 사실이 얼마나 허황된 얘기이면서도 우습던지....... 마치 표지의 주인공 개의 모습이 그책의 주인공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외에도 많은 단편들이 수록돼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내용들을 만날 수 있었다.
또다른 호시신이치를 만난 기분. 아직 호시신이치와 어떤 점이 다른지 한권만 읽고 발견할 수 없었지만, 괜찮은 일본작가를 한명 더 알게 됐다는 사실이 기쁘기만 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