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돌의 도시 - 생각이 금지된 구역
마누엘 F. 라모스 지음, 변선희 옮김 / 살림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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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소설을 내가 읽은적이 있던가?  고개를 갸우뚱해보지만 딱히 떠오르는건 없다.  그만큼 스페인 문학에 대해 아는게 제대로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책이 스페인에서 베스트셀러에 대단한 인기를 기록했다는 찬사를 보면서 읽단 읽고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도 쌩뚱맞아 요절복통 웬지 블랙코메디가 느껴질거 같았고, 제목도 신선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처음 도입부분은 무척이나 기대감있고, 생소하지만 뭔가 새로운 얘기꺼리들이 등장할 거 같은 기분이었는데, 점점 책을 읽어갈수록 난.해.하.다. 라는 기분밖에 들지 않았다.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해서 그런게 아니다.  수도없이 등장하는 인물들과 웬지 매끄럽지 못한 느낌의 번역, 게다가 수많은 괄호속의 글들은 나를 재밌고, 웃음나게 하기보다는 짜증나게 했다.  웬지 얼른 읽어버리고 다른 책을 들어야겠다는 숙제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배경이나 책 속의 내용은 정말 잘만 다듬었다면 굉장한 블랙코메디를 선사했을거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짜증만 더해졌는지 모른다.

우주를 마음껏 드나드는 시대.  그러나, 이상하게도 비탈길만 보면 뛰고싶은 카르멜로는 어느날 세계대통령의 핸드백을 훔쳐 달아가는 도둑을 우연히 잡고는 영웅이 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세계대통령의 자리를 노리던 조르드에 의해 영웅은 한순간에 흉악범으로 추락하게 되고, 카르멜로는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점점 살인범으로 몰려가는 상황이 연출되고 그런 카르멜로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 알고보니 범인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불쑥 튀어나오는데......

지금 현재를 비판하는 소설임을 대충 알기는 알겠는데, 그 비판이 자연스럽게 와닿치가 않아 불편하다.  스페인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이책이 재미없기 보다 뭔가 매끄러운 부분이 없기에 불편한거 같다.  웃어야할 마땅한 코드를 찾지 못한 탓도 있는지 모르겠다.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블랙코메디는 아니지만, 사회적 비판을 날카롭게 가하는 노벨상 수상자 오에겐자부로의 글과 같은 대단함을 기대했었는데, 너무 기대가 컸었나 보다.  비슷한 배경과 소재라 어렴풋이 그러지 않을까 했었는데 말이다.  웬지 조잡한 느낌의 글이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이책이 스페인 문학에 실망하는 작품이 되지 않기만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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