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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정윤희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표지가 너무 이뻤다고 해야하나? 한폭의 풍경화를 보는듯해서 사실 책 읽기 내용보다 표지에 이끌렸다고 해야 옳을것 같다. 물론, 책의 내용을 첫번째 순위로 둬야하지만, 이렇게 표지가 내 이목을 끌어 책을 읽게되는 경우도 생긴다는 걸 먼저 밝히고 싶기도 하다. 그만큼 시각적인 효과도 무시할수 없다고 해야할까?
흔하게 접할수 없는 노르웨이 소설이라고 해서 사실 기대가 컸다. 몇개월전에 노르웨이 성장소설을 읽었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났다.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노르웨이라고 거부감을 느끼기보다 새로운 문화에 대한 탐험적 생각이 더 많아서 읽는내내 많은 재미를 느꼈었던것 같다. 물론, 이번 책이 성장소설은 아니지만, 한번 접한 나라의 문학이라는 점이 웬지 안심이 되는듯한 기분이었다.
남들이 흔히 손가락질하듯 "팔푼이"라고 "바보"라고 불리는 마티스는 그러나, 어찌보면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이라고 할수 있었다. 아직 마흔이 되기엔 서너살이 모자란 마티스는 호숫가 오두막에서 마흔살인 누나랑 살고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자신을 이나이까지 먹여살리고 거두는 헤게누나는 자신에게 전부였다. 남들과 소통을 하거나 일을 제대로 해낼수 없는 마티스는 오직 누나와 함께함으로서 불안함과 고통속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누나에게 의지할수 없음을 알고있는 마티스는 마을로 내려가 일자리를 구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언제나 일을 하려고만 하면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들이 손과발을 제대로 움직일수 없게만들고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게 만든다. 너무 많은 생각들이 마티스를 눌러버린 탓이다. 결국 지나가는 말로 "뱃사공"을 하는게 어떻겠냐는 누나의 말에 자신감을 얻은 마티스는 호수를 건너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지만 뱃사공일을 사랑하게 된다. 가만히 있는 마티스를 참을 수 없었던 헤게누나의 엉뚱한 제안이었지만 오히려 마티스를 생기있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게다가 외지에서 벌목일을 하러 온 남자를 태우게 되면서 그 남자는 마티스의 집에 같이 살게된다. 그리고, 마티스가 생각지도 못한 결과로 누나와 사랑을 하게된다. 결국 누나를 뺏길것 같은 두려움에 마티스는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모든것에 불만을 품기시작한다. 마지막 엉뚱한 선택을 하게되는 마티스.......
사실 책을 덮으면서도 결말을 어느정도 예상했었다. 물론, 완벽하게 상상했던 정도는 아니지만, 어쩌면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스포일러성이 될까 하는 마음에 모든 마무리를 적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조금은 결말이 예상되는 책이다. 그것이 불행한 것이든 아니든.......
웬지, 그냥 책이 우울한 느낌이 든다. 마티스의 시각으로 모든것이 서술되어 지고 얘기가 이어지는데 생각이 많은 마티스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라 우울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희망적이거나 밝은 느낌이 없다. 저만치 현실에서 동떨어져 버린 한 사람이 외치는 고요한 울림처럼만 들려 책이 읽는 내내 아리움이 전해져 왔다. 결국 내가 이책을 완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일수도 있다. 마티스의 외로움과 내면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우울한 느낌만 가지게 되는 듯한 기분. 이해하려 애써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마티스 결국 일상적인 우리와 어울릴수 없는 외로움의 상징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