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밍쯔 - 산양은 천당풀을 먹지 않는다
차오원쉬엔 지음, 김지연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차오원쉬엔" 이라는 작가를 만난건 몇년전 우연히 제목에 반해서 산 "까만기와"에서 였다.  첫번째 시리즈였던 "빨간기와"를 읽지 못하고 바로 "까만기와"를 읽게돼 무척 아쉬움이 컸었지만, 그때 느낀 감동은 꽤 오래 갔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도 웬지 중국작가 이름은 외우기 힘들다는 이름으로 작가이름은 기억을 제대로 못했었다.  그런데, 우연히 이번에 출간된 책을 발견하다 이름이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가의 이름을 제대로 외우진 않았었지만 나름 기억에 남아있었던 듯 하다.  어째꺼나 "까만기와"에서의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생각을 하니 책을 손에 잡기전부터 설레였던 기분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의 다른책들을 먼저 볼 생각을 했었어야했는데, 그 몇년전엔 좋은 작가를 만나도 전작을 생각도 못했었던터라 지금에서야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책을 기점으로 그의 다른 책들을 찾아 읽어보기로 했다.

어째꺼나, 성장소설을 원체 좋아하는데다 성장소설의 대가인 그의 책을 펼치게 되노라니, 설레임이 두배였다.  밍쯔와 헤이관에게 목공일을 가르치는 싼스님과 함께 셋은 각자의 사연을 지니고 마을을 떠나 도시에서 돈을 벌기로 했다.  하지만, 언제나 가난은 그들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현실은 고달프기만 했다.  사랑하는 아내가 다른남자와 눈이 맞아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싼스님, 모든 가족의 생계가 자신에게 달린듯 미친듯이 돈을 원하는 헤이관, 가족들의 희망이요 미래였던 양 백마리의 죽음으로 모든것이 허망하게 날아가버린 밍쯔.  현실에서 그들은 돈이 없음으로 해서 당하는 고통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것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식당에서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주문조차 받아들여지지 않고, 지나치는 사람들마져 그들을 거의 거지취급하는 상황에서 그들에겐 희망이라는 단어는 어디에서고 쉽게 말할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디서든 돈이 필요했고, 돈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늘 손에 잡히는 것은 그날 그날 먹고 사는것에 급급할 뿐이었다.  그런상황에서 누군들 돈에 대한 유혹이 그들을 붙잡지 않을것인가?  밍쯔는 선급금으로 받은 천위안을 들고 도망을 갈까, 말까를 두고 고민한다.  하지만, 사람의 천성이란것이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듯 독한마음이 강하지 않은 밍쯔는 결국 갈등으로 끝맺고 만다.  모든것이 가난했기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만이 가득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책을 읽다보면, 이제 조금 어려움에서 풀려났을거라고 생각하다보면 다시금 꼬이고 꼬이는 힘듦이 찾아오는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나, 가난에 찌든 그들에게는 그것이 가벼운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더없이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느끼다보면 안타깝다 못해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이제 더이상 그들에게 이런 어려움이 없었으면 하고 바래보지만 현실의 생활은 그보다 더 녹록치 않음을 알기에 책속에 녹아들어 같이 더 아파하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정말 벼랑의 끝으로 무조건 밀기만 하는건 없듯이, 결국 밍쯔도 자신의 미래를 향해 발을 내딛는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밍쯔의 아픔이 고통스럽지만, 그렇기에 그의 미래가 더 밝고 힘차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디에선가 밍쯔가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밝음을 만들고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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