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열쇠고리 신나는 책읽기 19
오주영 지음, 서현 그림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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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동심을 따라가다보면 내 마음마져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예전엔 동화라면 무조건 유치하다는 생각에 좀 멀리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동화가 결코 우스운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이후부터, 부쩍 동화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내용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들이 유치하게 치부되어 질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철이 든 한참후에 알게됐다.  그래서, 요즘은 동화책을 만나는게 무척 들뜨고 설렌다.

"이상한 열쇠고리"는 4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글이다.  창비 좋은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이라는 수상작이라 더 관심이 갔다.  어째꺼나 무슨무슨 상을 받았다 함은 그 정도의 기본은 해준다는 기대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책을 금방 다 읽은 지금 그 기대치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알았지만 말이다.

맨 처음 "단지와 보물"이라는 단편은 단지가 놀이터에서 보물을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무척이나 보물을 잘 찾는 단지는 어른들의 눈엔 그것이 한없이 허접한 것일지라도 단지눈에는 엄청난 보물이고 중요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외국의 동전을 주어 신기한 보물이라고 생각하고 곱게 간직하지만 은행에서 알아본 결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용하는 우리나라 돈 100원마냥 흔하디 흔한 동전이라는 사실이 단지를 실망시킨다.  하지만, 그 동전을 돈의 의미가 아닌,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중요한 물건이라는 어떤 아줌마의 얘기를 듣고 동전을 돌려주며 역시 자신은 멋진보물을 잘 찾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모든 보물이 꼭 돈으로 따져 엄청난 부를 의미하는것은 아니다.  비록 남들눈엔 별것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의미를 가지고 애정을 쏟는다면 그것은 어떤 돈보다도 많은 더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이상한 열쇠고리"는 박동구라는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지영이가 어느날 열쇠고리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열쇠고리를 만지작거리면서 자신의 소원을 얘기하면 자신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열쇠고리.  체육복 가지러 가기가 귀찮아 남의 체육복이 자신의 것이었으면, 받아쓰기 시험을 내일 다시 치렀으면, 자신을 괴롭히는 박동구가 줄넘기를 제일 못하고 뭔가에 겁을 먹고 엉엉 울게 됐으면 등등등 자신이 맘속으로 가진 것들을 이야기하자 열쇠고리는 신기하게도 지영이가 원하는 것은 뭐든 이루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지영이에게는 너무 좋은 행운의 열쇠고리였지만, 그 소원이 이루어짐으로서 다른 친구들은 그 만큼의 불행을 감내해야했다.  오늘 받아쓰기 시험을 잘하면 부모에게 선물을 받기로 했던 친구는 그럴수 없게 되었고, 체육복이 없었던 나리는 친구에게 놀림감이 됐으며, 박동구 역시 벌에 쏘여 지영이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자신에게 좋은 일이 결코 남들 또한 좋은 방향이 아님을 안 지영은 다시 모든것을 되돌리길 원한다.  그리고, 모든것이 제자리로 돌아왔을때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알고 곧바로 집으로 체육복과 필통을 가지러 걸음을 재촉한다.  그외 다른 단편들 역시나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하면서 자신이 욕심을 부리고 화를 낼수록 남들은 더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것이다.

사실 환타지적 소설을 보면 모든 소원을 이루어주는 물건을 발견하고 소원이 이루어질때 그것이 결코 남에게 해코지가 되는 경우는 얘기가 되어지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와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그것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동화속에서는 그 소원으로 말미암아 남에게 끼치는 영향을 얘기함으로서 배려를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느낄수 있는 일들속에서 "배려"라는 단어를 쉽게 인식시키는 얘기들이 아닌가 싶다.  또한번 아이들의 이야기속에서 어른인 나 조차 깨달음을 얻는다고 할까.  이래서 동화책을 읽다보면 새로운 뭔가를 얻는 크나큰 발견이 있는거 같다.  역시 동화를 좋아할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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