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바보들 한림 고학년문고 12
원재길 글.그림 / 한림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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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개성을 뿜어내고 사는만큼 그 속에 또다른 웃음을 주는 바보스런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물론, 바보의 기준이 어디인지 애매모호 하지만 그들로 인해 우리가 이렇게 유쾌하게 웃을 수있다는건 또다른 즐거움인듯 하다.  그러나, 우리와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다고해서 그들을 배척하고 소외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나 이책에서도 다른 많은 에피소드들이 담겨있지만 "누가 진짜 바보일까" 라는 글에서는 바보라고 놀리던 후안이라는 사람이 마을사람들에게 바보라는 이유로 소외되지만, 오히려 그들을 바보로 만들고 돈에 눈이 멀어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길을 걷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바보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순 없다.  하지만, 자신이 해야할일을 하지 못하고, 기본적인 행동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그건 바보를 넘어 답답하다고 밖에 할수 없다.

여기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수두룩하게 널려있다.  초상집에 들러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아들을 위해 김서방을 따라가서 그대로 행동하라 이른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해야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구별 못한 아들은 초상집에서 큰 실례를 범하는 일을 저지른다.  그리고, 장작을 두냥에 팔라는 아내의 말에 세냥, 네냥을 준다는 선비의 말을 마다하고 꼭 두냥아니면 팔지 않겠다 고집을 부리는 바보 남편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바보라고 해서 모두 손해를 보거나,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돌부처가 사람인줄 알고 돌부처에게 비단을 외상으로 주고 온 아들을 한심스럽게 생각하는 어머니에게 아들은 뒷날 황금 보따리를 가져다 준다.  돌부처 아래 도둑들이 놓아둔 황금보따리를 발견한 아들이 비단값이라고 여기고 가져온것이다.  그런의미에서 바보라 답답하지만 순수한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상을 받는다는 교훈도 얻을 수 있다.  물론, 고전이야기이고 현대에 와선 그런일이 쉽게 일어날 수 없음을 알지만 그래도 그런 글을 읽다보면 조금은 손해보는 듯 살아도 괜찮을 듯한 생각이 언뜻 들기는 한다.  욕심이 과하니 그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건 당연하지만 말이다.

그외에 많은 바보들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실려있다.  어떤글들은 너무 바보라서 읽는 내가 더 답답하다고 생각했지만, 바보들의 얘기에서 유쾌한 웃음을 얻을 수 있음은 사실이다.  조금은 모자르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그들의 모습이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하니, 그 또한 책 읽는 기쁨인 듯 하다.  
사실 많은 이들이 저 잘났다 떠드는 요즘 세상에서 이런 나사가 하나쯤 빠진 사람들의 얘기가 색다른 즐거움으로 와 닿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누가 알겠는가 혹여 그 잘났다고 설치는 사람들이 바보가 아닐런지는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다.  너무 잘났다 하는 사람들 역시 어느 한구석 맹한 곳은 있지 않겠는가.  암튼 바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 또한 어떤 부분에서 바보스럽진 않은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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