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스타벅스

땡큐! 스타벅스
마이클 게이츠 길 지음, 이수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처음 우리나라에 "스타벅스"가 등장했을때 나는 감히 가볼엄두를 내지 못했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 웬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느껴져서 그 안으로 들어가면 상당한 가격의 덤탱이를 쓸거같은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커피한잔에 해봐야 얼마나 하겠냐며 당당히 들어섰어도 상관이 없었겠지만 커피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나에게는 발들이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그러나, 몇년전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되면서 스타벅스에 맛(?)을 들이게 되었고, 일주일에 두서너번은 그곳을 들락거렸던 기억이 난다.  이름가지수가 너무 많아서 내가 즐겨마셨던 이름조차 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우리가 흔히 마시는 다방커피(?)가 아닌 향이 풍부하면서도 약간은 쓴듯한 커피를 한잔 들이키면서 수다로 스트레스를 풀었었다.  그러다 어느순간 "스타벅스" 이미지가 "된장녀"들의 상징이 되어버렸고, 친구와도 만남이 뜸해져 지금은 아예 발길이 끊어져 버린지 오래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허세부리기 좋아하는 여자들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그곳이 꺼려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시내에서 그 가게 앞을 지날때면 꼭 한번 들러보고 싶은 생각도 드는게 사실이다.  편안하게 들어가서 수다를 떨수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강하기에... 하지만, 지금은 그런 수다떨 친구들이 없음이 한탄스럽다고나 해야할까......

아무튼 "스타벅스"에 대해서라면 개인적으로도 추억이 있는곳이라 책을 펼치면서 기대가 컸다.  물론, 기본적으로 저자가 모든것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스타벅스"라는 새로운 일자리를 얻으며 희망을 발견한다는 줄거리는 알고있었지만 그 내용 속속들이 알아간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저자 마이클 게이츠 길은 JWT라는 거대한 광고회사에서 그야말로 아래를 모르는 승승장구를 하던 임원이었다.  어릴적 태어날때부터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어려움이라고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감원바람이 불었고 그는 임원에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버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자신이 가진돈으로 컨설팅회사를 차린 그는 예전거래하던 사람들과 일을 해나갔지만 신통치 않았다.  게다가 우연히 만난 의사와 바람까지 피게되면서 아들을 낳게되고 아내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이혼을 하게된다.  자신의 잘못이니 모든재산과 집까지 아내와 4명의 자녀들에게 주고 자신은 작은 아파트를 구해 이사한다.  엎친데덮친격으로 자신의 회사마져 문을닫아 그야말로 거지신세로 전락해버린것이다.  아파트의 월세도 내기 힘들고, 당장 먹고살기가 막막해진 그는 멍하게 커피한잔을 마시며 "스타벅스"에 앉아있었다.  64세의 나이에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몽땅 잃어버린 신세가 된것이다.  나이는 들고, 할수있는 일은 없고, 그야말로 자기비하와 신세한탄만 하며 앉아있는 그에게 스타벅스의 매니져가 지나가는 말처럼 손을 내밀었다. "여기서 일하고 싶으세요?" 정말 그 한마디가 저자를 살게 해준것이다.  그저 지나가는 농담이었을 뿐인데 저자는 "네 일하고 싶습니다."라며 진지하게 대답한것이다.  그런 우연으로 스타벅스에 입사하게 된 저자는 자신이 그동안 해보지 못한 육체노동을 하며 그곳에서 사랑과 우정 행복을 배우게 된다.  물론, 스타벅스만이 아직 혜택과 값진 노동에서 얻어지는 많은 부분들 역시나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게 되는것이다.  

이제껏 자신이 느껴보지 못한 행복감으로 충만해진 저자는 그야말로 스타벅스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다시 찾게 된다고 할까?  그동안 맘껏 누리는 물질의 풍요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진정한 땀과 진정한 즐거움을 찾게되는 것이다.  그런 행복함을 누리게 되는터라 저자가 스타벅스에 갖는 애정은 이루 말할수 없다.  책 곳곳에 스타벅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넘쳐나고 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고 할까?  우리나라 스타벅스도 역시나 그런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자의 말대로라면 정말 좋은직장(?)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뭣보다 저자의 긍정적인 생각이 이책의 해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의 임원에서 육체노동을 해야하는 스타벅스의 바리스타로서 내려앉아 버린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곳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찾는 마음가짐이야 말로 이책을 읽는 주제이기도 하고 우리가 배워야할 자세이기도 한것 같다.  저자의 그런 밝음이 책 곳곳에 유쾌하게 자리잡고 있다.  물론, 책을 읽는 동안 나도 그 유쾌함에 적당히 중독이 되어 버린듯했지만 말이다.  "스타벅스"라는 특정 기업이 등장한다는 점만 감안해서 읽는다면 나름 괜찮은 책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