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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탑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작가가 누구인지도 모른체, 일본소설이라는 생각에 냅다 덤벼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려 작가의 내력을 읽다가 얼마전 특이한 느낌을 받았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저자 모리미 도미히코였다. 먼저 읽은책은 최근에 나온 작품이고, 이번에 읽게된 "태양의 탑"이 데뷔작이라고한다. 아쉽게도 난 순서를 거꾸로 해서 읽게 돼 버렸다. 어째꺼나 그때 읽을때도 특이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데뷔작인데다가 일본에서 상까지 받았다고 하니, 더 호기심이 동할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태양의 탑"이 뭔가 무척 궁금했었다. 표지도 얼마나 특이한가 말이다. 뭐든 이 작가의 작품은 "특이하다."라고 표현되어 지는거 같다.
대학교의 생활은 하는둥 마는둥, 3학년이 되면서 아르바이트에만 전염하는 주인공은 그야말로 남자들의 소굴에서, 남자들의 냄새를 피우며, 남자들과 춤을 추고 술을 마시는 전형적인 쑥쑥한 하숙생의 모습을 풍겼다. 그러나, 그는 얼마전 자기가 속했던 동아리의 여자후배와 사귀고 헤어진 남자들만의 로망만을 외치는 텁텁한 남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취미는 특이하게도 자신과 헤어진 여자친구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었다. 마치 논문이라도 한편 완성해도 될 정도로 그녀의 모든것을 감시하고 기록했다. 사실, 이부분에서 나는 주인공이 이 여자 후배와 사귄적도 없고, 변태나 스토커처럼 여자를 따라다니는 정신병자라고 생각했었다. 처음 어디에서고 그들이 사귀었다는 증거도 없이 주인공은 여자를 따라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은 이것을 관찰이라고 표현했다. 어차피 스토커들 역시 자신들은 그것이 애정이자,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말이다. 그런의미에서 정신병자가 나오는 책을 읽고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보니 그들이 정말로 사귄 관계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예전 여자친구를 관찰하다 만나게 되는 그야말로 스토커 같은 남자와의 어이없는 관계, 자신에게 갚을 돈이 있다고 돈을 받으러 오는 동아리 후배, 남자들만의 인생을 외치며 크리스마스가 이세상에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4명의 남자들.
책을 읽어갈수록 특이한 세계속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거 같아서 웃음이 절로난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지 않는 일들을 경험하며 젊은 날의 청춘을 쌓아가는 재미난 이야기. 거기에 "태양의 탑"이 등장한다. 일본의 엑스포를 기념해 작가가 만들었다는 실제 존재하는 "태양의 탑". 그곳에서 주인공과 여자친구의 이야기가 있고, 주인공의 어린시절이 있다. 이야기가 현실적이지 않은것 같으면서도 웬지 정말 이런 주인공이 살아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건 왜인지 모르겠다. 읽을수록 재미와 감질맛이 나는 책이다. 물론, 이 작가의 또다른 작품을 먼저 본 탓에 처음에는 이야기가 비슷하다고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갈수록 새로움이 더 드는 책이다. 데뷔작이 지금의 작품보다 나은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