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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센구미 혈풍록
시바 료타로 지음, 김성기 옮김 / 창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처럼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치부하는 곳도 드물지 모르겠다. 요즘 독도문제로 또 엉뚱한 망발을 하는 이웃 일본은 만화나 애니에 관해 어른이나 어린이들의 차별이 없다. 오히려 어른들이 더 열광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런면에서 조금은 부러움을 느낄정도로 나 역시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니를 좋아한다. "바람의 검심"이라는 애니를 보면서부터 그 매력에 빠져든 나는 그후로 애니속에서 나오는 일본의 역사에 대해 조금씩 접할수 있었으며 닌자들이나 무사들에 대한 얘기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특히나 에도니, 막부말기니 하는 말들을 들으면서 그 무사들의 세계에 남자들보다 더한 매력을 느꼈고 그후로도 검을 든 무사들의 얘기에 열광했다. 그런데 그 "바람의 검심"에 신선조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주인공 켄신을 쫓는 사람중 하나인 사이토 하지메 몇번대 조장이라고 나오는 그에게 처음엔 엄청난 반감이 있었지만 뒤늦게 그만의 매력이 느껴졌다고 할까. 아무튼 무슨권법임을 차저하며 휘두르는 그의 칼날은 신선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이책은 일본말로 신센구미..앞에서 말했던 신선조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러 도장들에 흩어져 있던 무사들을 단합시키기 위해 조직을 만들고 그 중 가장 능력있는 세리자와 가모가 1대 신선조의 대장이 된다. 그러나, 대원들 사이에 평판이 그다지 좋치 않았던 그는 곤도와 히지카타라는 다른 류파에 의해 암살되고 곤도가 2대 대장으로 뽑힌다. 주로 내용은 곤도가 2대 대장이 되고난후 신센구미 속 인물을 중심으로 얘기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인물 한명 한명에 대한 얘기들과 진실을 바탕으로 한 팩션의 느낌을 가미한 책이라고나 할까.
무사로서의 자존심에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으면 할복을 해야하고, 신선조의 규율에 조심이라도 위반되면 참수가 되어지는 강력한 체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책속의 피 튀기는 얘기들을 읽으면서 잔인함도 느꼈지만 일본무사들만이 지닌 특색이 눈에 띄였다. 일제시대 카미카제 대원들이 있었다고 하던데 마치 그 선조들을 보는 느낌이랄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무사의 자존심에 목숨을 더 거는 사람들. 문제는 일본에 대한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탓에 읽으면서도 뭐가 뭔지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는 거다. 시대의 흐름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고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이 너무도 많아서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 부분도 많았다. 웬지 "바람의 검심"처럼 떠도는 칼잡이 나그네의 외로운 삶을 상상했었던 나는 읽기 쉽지 않은 책속 내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 이책을 무려 일주일이나 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약간의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역사에 대해 조금은 알수 있었으며 무사들의 삶이 결코 허세만은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다. 덕분에 신선조에 대한 검색을 해보는 계기도 됐다고 할까 깊이까지 알수 있는 기회가 되기엔 부족했지만 조금의 도움은 된 느낌이다. 하지만, 약간의 지루함 역시도 각오해야하는 책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