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클래식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홍성광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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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과연 난 카프카의 책을 읽은적이 있던가? 읽은듯도 하고 아닌듯도 한 이 기분..  그렇다면 만약 어렴풋이 기억나는 책 내용이 카프카의 글이 많던가?  정말 모를기분이다.  분명 카프카와 관련된 책을 읽은듯한데 도대체 그 사실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알지 못하다니...... 이건 비단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 카프카는 언제나 그랬던것 같다.  읽지 않았는데도 웬지 읽은 듯한 기분이 들고, 읽었는데도 웬지 읽지 않은 기분이 드는 느낌.  그것이 무슨 연유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래 왔던거 같다. 

 

기본적으로 고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나는 모든 고전시리즈를 섭렵하는게 내 인생 최대 목표중에 하나다.  그중에서도 좀더 철학적인 메세지나 독특한 자신의 세계를 가진 작가들에게 관심이 많다.  헤르만 헤세나 사르트르등등..  물론 그들의 글을 읽고 짧은 내 소견으로 이해가 가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글을 찾아 헤매는건 그 내면 깊이의 뭔가를 찾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어째꺼나 내가 카프카의 책을 읽었던 말았던간에 이번에 읽은 책은 또하나의 새로움과 의문을 동시에 던져준듯 하다.

 

측량사 k가 성 아랫마을 여관에 도착하면서 얘기는 시작되고, 외지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그를 경계하면서 조심스레 관찰한다.  혹여 자신들의 삶의 공간에서 해를 입히지나 않을까 말썽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스런 시선들..  이방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경계와 관찰로 상대를 살피려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의 터전으로 들어왔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배척을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  뭔가 한사람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변화되는것을 꺼려하는 듯한 모습들... 

힘들지만 측량사 k는 그 마을에 정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인정받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성으로 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그는 가면 갈수록 성에 발길이 닿지 않는다.  마치 미로속을 거닐듯 헤매고 헤매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얘기는 끝을 어정쩡하게 맺는 듯한 기분을 준다.

 

다 읽고는 음..역시 어렵군.. 이라는 생각도 생각이려니와 이건 뭔가? 라는 의문이 가장 먼저 들었다.  글쎄... 느낌을 적어야하는데 나도 모르겠다라는 말이 먼저 나오다니..

심오한 그의 깊이에 들어가다보니 내가 읽는 느낌은 힘들다 라는 말이 먼저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고전에서 전해져 오는 깊이는 언제나 그랬다.  내가 깊이 알고 들어갈수 없지만 뭔가 그 깊이에서 전해져 오는 감동처럼 가슴깊이 메아리치는 느낌.  그 느낌을 카프카의 "성"에서 다시 느꼈다.  비록 미완성 작품으로 남았다고 는 하지만 웬지 꽉 찬 듯한 느낌.  그속에서 전해져 오는 작가의 내면..

읽기가 힘들었던 만큼 고뇌의 깊이가 더 깊게 와 닿는 책이다.  카프카......  너무 유명해 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 읽고 나니 아직 난 그의 책을 제대로 접한게 없음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이제부터 하이에나처럼 그의 책들을 찾아 나서야 할듯하다.  깊이 있는 그의 글을 읽고 나니 그의 세계가 더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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