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내용이 매치되지 않는 느낌

슈크림 러브 -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가’ 나가시마 유 첫 장편소설
나가시마 유 지음, 김난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5월

 
슈크림.. 생각만해도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듯한 기분이 드는 단어다.  그런 달콤함에 사랑이라는 단어까지 곁들였으니 그느낌이 얼마나 부드럽고 맛있으며 부드럽겠는가.....  그런 생각만으로도 책을 드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런데, 나의 상상력은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책을 덮는 순간 결국 제목과 내용이 거의 매치되지 않는 껄끄러움으로 기억되고 말았다.  슈크림처럼 달콤한 모양새도 나오지 않았고, 그처럼 부드러운느낌의 사랑얘기도 없었다.  그저 여기 두명의 남자주인공이 나올뿐이다.

 

게임디자이너였으나 어느순간 회사에 사표를 내버리고 집에서 빈둥거리던 주인공,  그런 그의 행동이 먼저 잘못된 건지 아니면, 아내가 바람이 나 버린것이 잘 못된건지 감을 잡지 못하는 그들은 결국 이혼을 하게된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의 끈을 놓치않듯 간혹 한번씩 안부문자를 주고받는 친구아닌 친구사이랄까.. 하긴, 꼭 이혼을 했다고해서 원수처럼 지내란 법은 없지 않은가.  비록 그들이 합쳐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말이다.  어째꺼나 그들은 서로를 완전히 놓치는 않았다.  그런 주인공에게 츠다라는 벤처회사 사장이 있다.  결혼은 문화라고 외치며 멋드러진 축사를 하는 사람이지만 정작 자신은 이여자, 저여자를 건드리며 결혼을 하지 않는 독신남이다.  그런 그의 모습은 마치 세상에 대한 미련이나 사랑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없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그러면서도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여자들을 찾아내기를 반복한다.  사랑을 받지 못한 외로움을 달래는 도구마냥 이여자에게서, 또 이여자로.......

큰 일상의 변화나 사건없이 담담하게 쓰여졌다고나 할까?  줄거리를 간추리려 노력해도 그다지 많은 얘기들이 쏟아져 나올수 없는 담담함이 느껴진다.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갔다가 다시 그 전의 과거로 가기도 하고, 다시 어느순간 현재로 넘어오는 시간적 관념은 책을 읽기에 부담되는 정도의 불편함은 없었지만 그다지 좋은 개념적 요건은 아닌듯 했다.  물론 이해하지 못한 시간나열 방식은 아니었다.  그러나 다시한번 앞을 들춰서 시간을 맞춰봐야하는 번거러움이 전혀 없었다곤 할수없다.  에쿠니 가오리의 글과 비교하기엔 웬지 깊이면에서 아쉬움이 느껴지고 가볍게 취급하기엔 또다른 뭔가가 있는 듯한 글이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나오는 두 남자의 얘기지만 그다지 사랑얘기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기분은 없다.  그래서 제목에서 기대했던 달콤한 사랑얘기는 기대하지 않는게 나을듯 하다.  고요한 느낌의 책이랄까.....  두남자의 살아가는 모습을 시간적 관념으로 관망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조금은 웬지모를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