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
이황 지음, 이장우.전일주 옮김 / 연암서가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책속에서 조상들의 소소한 일상을 만난다는 사실은 뭣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남에 있어 조상들의 삶과 내 삶이 비록 시대는 틀리고, 살아가는 배경은 틀리지만 그저 같은 일상을 공유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것 같아 무척 반갑고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역사책을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 특히나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을 색다르게 만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퇴계이황  그가 누구인가.  영남의 수재로 불리며 140여회가 넘는 임금의 부름을 받았지만 70여번의 벼슬을 사양하며 청렴한 생활로 우리에게 너무도 각인된 훌륭한 인물 열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이 아니던가.  그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위인전으로 몇권을 낸다고 해도 모자를 듯 하다.  하지만, 실지적으로 그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자 하면 말문이 막히는 것도 사실이다.  천원짜리 지폐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그분이 남긴 업적을 줄줄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듯한 느낌이 든다. 

 

어째거나 그럭저럭 그분의 일화 몇편과 역사속에서 그분의 활약을 어느정도는 안다고 하지만 그분의 사생활에 대해선 정말 아는게 하나도 없었다.  어떤 생활을 했으며 자식이 몇 명이었고 그 아들들은 어떤 인물이었는지......  그런차에 이런 좋은 책을 만나다니 정말 기쁜일이 아닐수 없었다.

 

준과 채 두 아들이 있었던 이황은 17세부터 처가살이를 하는 맏아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글들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공부를 게을리 하지말며, 벼슬길로 나가기 위해 정진하라는 말, 그리고 예법까지 소소한 일상들을 아들에게 글로 보내고 있었다.  자신은 주위의 시기로 인해 벼슬자리를 거절하기 일쑤였으며, 그들로 인해 고초를 겪었으나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어느부모나 같음을 편지속에서 알수있었다.  그리고, 자식이 조금만 잘못해도 엄하게 꾸짓는 모습 또한 여느 부모의 모습과 같았으며 그속에서도 여전히 애정이 담겨있었다.  둘째아들이 일찍 숨을 거두는 바람에 맏아들 준에게 보내는 편지가 주를 이루고 있어 그가 가진 고통 또한 어떠했음을 비록 편지속에 깊숙이 들어있지는 않았으나 그 아픔이 가늠이 되었다.

 

학자로서의 퇴계 이황이 아니라 한 부모로서 나타난 자상하면서도 엄한 모습의 한분을 만난거 같아 색다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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