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편이라는 것 - 아내들은 알 수 없는 남편들의 본심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구계원 옮김 / 열음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실락원>이라는 책은 언젠가 한번 읽어야지 하는 책중 하나다. 일본에서 워낙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인지도 뭔지 모르겠지만 웬지 꼭 한번쯤 읽어야 할거 같은 의무감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와타나베 준이치"라는 이름은 언제나 나에게 낯설지 않다. 물론 그가 쓴 몇권의 책을 읽은 탓도 있지만 책장이 금방 금방 넘어가게 하는 그만의 흡입력 또한 대단하기에 언제나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이책이 나왔을때부터 미리 "찜"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일시적 사랑" 속에서 고독한 여인의 모습을 과감히 그려냈다면 "끝없는 사랑"에서는 고독한 남자의 모습을 여지 없이 긁어내면서 남자들만의 외로움, 고통, 그리고 말할수 없는 아픔을 선사했던 나에게 그의 책은 쉬운듯 하면서도 어렵고 가볍게 생각되어지면서도 결코 가볍게 와닿치 않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대단하게 "와타나베 준이치"의 팬도 아니다. 그저 몇권의 책을 접한 독자일 뿐, 그의 책은 무조건 다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없다. 그러면서도 그가 책을 냈다고 하면 왜 이렇게 반가운 느낌은 뭔지 모르겠다.
어째꺼나 그런 그의 소설들만 접하다가 에세이 형식의 "남편이라는 것"의 책 제목을 봤을땐 이제껏 내가 접한 그의 얘기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형식의 바뀜에서 오는것인지 아니면 내가 기대했던 얘기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에서 오는것인지 그건 비록 알수 없지만 말이다.
누구 말마따나 "잡아온 물고기는 미끼를 주지 않는다." 라는 말처럼 남편이라는 종족(?)들은 어느순간 결혼이라는 굴레속에 아내를 가두기 시작하면 연애시절 알던 남자에서 말그대로 한 가정속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전혀 새로운 모습을 나타낸다. 물론 그부분에 있어서 여자도 결코 틀리다고 할순 없지만 유독 남자들의 변화는 더욱더 쉽게 감지되고 그 강도가 세다. 그렇다고 이미 한 결혼을 물릴수도 없는것이고 남편이라는 자를 욕하면서도 함께 하는것이 부부가 아닌가 싶다. 그런 남편이라는 존재에 대해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는 이 책은 남편이라는 그 속에서 오는 변화와 그들의 얘기들을 과감없이 해주고 있다. 심지어 섹스문제까지...
남자가 아닌이상 그들을 이해하기가 무척 힘이 든 상태에서, 그리고 아직 미혼인 상태에서 완전히 이해하고 넘어가기란 힘들었지만 그래도 남자라는 그리고 남자를 넘어서 남편이라는 속에서 그들이 가진 생각들을 조금이나마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와타나베 준이치만이 가진 필력으로 다시금 나를 그의 세계로 끌여들였다. 물론 아직까지 그의 확실한 팬(?)이 되기엔 멀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