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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악녀
페이 웰던 지음, 김석희 옮김 / 쿠오레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 표지를 보면서는 '뭐 이런 거대한 모습을 한 여인네가 다 있나?' 라는 생각을 했었고, 제목을 봤을때는 "에덴의 악녀"라 함은 '혹시 아담을 유혹해 사과를 먹게 만든 이브?'라는 우습지도 않은 생각을 했었다. 일단 에덴이라는 제목을 생각한다면 아담과 이브와 그들을 유혹한 뱀과 사과가 떠오르지 않는가 말이다. 거기다 아담을 나쁜길로 유혹하니 가히 "악녀"라고 칭해도 이브가 그닥 버럭거리며 화를 낼 정도는 아닐듯 하다. 아무튼 제목을 듣자마자 나는 이브를 상상하고 말았다. 물론, 책을 다 읽은 동시에 피식~하는 웃음으로 나의 생각이 대단히 착각(?)적이었다는걸 깨달았지만 말이다.
어째꺼나 내용은 뭐라고 해야할까? 거구의 모습에 외모도 엉망이라고 할수 있는 루스라는 여인이 있고 그의 남편은 그에 비해 멋지고 잘 나가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 남편 결국 인물값(?)을 하는 것일까? 이쁘면서도 섹시한 금발의 여성과 사랑이라고 할수없는 불륜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곤 한마디로 그녀에게 자기잘못을 인정하기 보단 그 잘못을 마치 루스에게 뒤집어 씌우듯 "악녀"라고 한마디 외치며 그녀를 버린다. 그러자 루스는 그 소리에 정말 악녀(?)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들에 대한 처절한 복수를 꿈꾼다. 아니 꿈만 꾸는게 아니라 실행에 옮긴다.
과연 그 마지막 끝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책을 읽어가면서 이건뭐..불륜을 저지른 남편에게 통쾌한 복수를 꿈꾸는 여인의 모습을 보는 흔한 티비드라마의 소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문득 하다가, 그속에 숨겨진 의미를 한번 더 되새김질 해보니 꼭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남자들은 이쁜여자들을 꿈꾸고, 못생긴 여자들은 세상의 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하지만 외모로 평가하고 외모로 능력마져 인정하려는 우스운 일도 일어나는 세상이다. 결국 남편도 자신의 부인에 대한 외모를 극복하지 못한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네 시대에서 모든것이 그런것으로 점철되어버리는 슬픈 현실.. 그리고, 남자라는 사실만으로 바람은 간단하게 펴도 된다고 생각하는 아픈 현실..
과연 이책을 불륜속의 처절한 복수극에 희생당하는 권선징악으로 해석해야 하는것인지 우리나라 영화속 "미녀는 괴로워"의 외모지상주의의 얘기로 해석해야하는 것인지 애매해졌다. 그만큼 책속에 담긴 의미들이 많고 깊다.
비록 흔한 소재로서 시작된 내용이지만 결코 그 속에 든 내용들은 쉽게 넘길수 있는 얘기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만큼의 생각과 의미를 찾게 만드는 책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루스 그녀는 정녕 "에덴의 악녀"인 것인가? 누가 그녀를 악녀라고 할것인가! 혹시 우리가 그녀를 그렇게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그저 가엽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건 왜 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