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 -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지독한 감정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온화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슈테판 츠바이크.. 이름이 웬지 낯설지 않았다.  글쎄 그렇다고 내가 이사람의 글을 읽은 적도 없는거 같은데 낯설지 않은 느낌이라니... 아니나 다를까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꼭 읽어야할 목록에 넣어둔 책 "광기와 우연의 역사"의 저자란다.

물론, 그의 글을 한번도 접한 적은 없지만 책 제목으로 익숙해진 이름이 낯설음을 없앴듯하다.  내가 기대하는 책을 쓴 작가니 만치 이책에 대한 기대감도 솔직히 컸다.  그런데, 책을 펼친 순간.. 빽빽한 글씨들과 내용을 보면서 요즘 가벼운 소설류의 글들만 읽어오던 난 조금은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  예전엔 고전도 많이 읽고 고전을 좋아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가벼운 글들을 찾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했는데 간만에 고전다운 고전을 읽는 기분이 느껴져 좋은 반면에 고전의 고리타분함을 느껴야 한다는 답답함이 상충되는 느낌이랄까?  어째꺼나 그래도 책 권수에 연연하는 나에게 간만에 이런 책은 다시금 예전 나의 책읽기로 돌아가게 해주는것 같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느낌이다.

 

제 1차 세계대전이 무대인 이책은 활달한 25세의 젊은 호프밀러 소위가 헝가리 귀족집에 초대되어 정말 사소한 제대로 알지 못해 일어난 사건이 얼마나 큰 재앙(?)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얘기라고 해야겠다.  단지 초대받은 집 외동딸 에디트가 하반신 마비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춤을 추자고 비롯된데서 인생의 큰 변화가 일어나니 말이다.  참 세상일이란 우습고도 기막히다.  그런 일로 인해서 인생이 꼬이고 꼬이다니..  물론, 그런 실수가 거기서 끝났다면 별탈없이 그저 미안한 마음만 지닌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호프밀러는 자신이 얼마나 소녀에게 상처를 입혔을까 하는 배려심으로 그녀에게 위로차 저택을 방문함으로서 두번째 사소한 실수가 일어나는 것이다.  자신은 그저 위로를 위해 그녀집에 드나들고 그녀의 친구가 되지만, 세상과 소통하지 못한 그녀는 호프밀러 소위에 대한 감정이 사랑으로 싹틀수 밖에 없었다.  그렇치 아니한가?  자신을 위해 그만큼 노력해주고 자신에게 위로를 해주는 사람에게 웬만한 일반 여자들이라도 그런 감정을 가질수 밖에 없는데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온 그녀에게 그가 내민 위로는 단순한 위로로 받아 들일수 있는게 아니지 않은가..  물론 그런 감정은 서로가 어우러졌을때 비로소 사랑으로 완성될수 있지만, 결국 짝사랑도 사랑이지 않은가 말이다.  어째꺼나 그런 그녀의 맘을 알아챈 소위는 겁을 먹은 나머지 떠나고, 그녀는 또한번의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너무 마음이 여려서 일까?  그녀에게 또 상처를 줬다는 마음과 주위의 부탁으로 다시 돌아오는 소위..  그러나, 도저히 사랑이라는 감정이라고 할 수 없는 마음으로 다시 달아나 버리는 호프밀러 소위.  도대체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우유부단함이 연민이든, 사랑이든 뭐든간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더 큰 상처고 더 큰 아픔이다.  오히려 그런경우에는 아니라는 것을 더 명확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물론 아파하는 그녀를 게다가 정상인의 몸이 아닌 그녀이기에 더 외면할수 없었지만 오히려 그런 우유부단함에 그녀가 더 불행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은가 말이다.  솔직히 연민이라는 감정이,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뭣인지 난 모르겠다.  나이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감정의 깊이를 알지도 못하겠고, 사랑은 매번 매순간 매회 달라지는 것이라 어떤게 사랑이라고 정의를 내릴수조차 없다.  그러나, 사랑과 연민이 틀린건 확실하다. 

그러기에 소위의 그런 어정쩡함은 그녀를 더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째꺼나 책속의 호프밀러소위에 에디트 모두 답답한 인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쿨하거나 똑부러지거나 하는 면이 있다고 할수 없지만 책속의 그들 얘기는 답답함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프로이트와 친해서 일까.. 츠바이크의 심리묘사는 나름 괜찮았던듯 하다.  앞으로 읽게 될 그의 책이 기대된다.  여전히 내가 읽어야 할 책 목록에 들어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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