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안녕하세요? - 글래디 골드 시리즈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추리소설이라는 건 언제 읽어도 흥미를 더하고 내가 어떤 추리를 하게 되는지 나 스스로를 시험하는 잣대가 되는듯한 기분이든다.  여러종류의 책들을 즐기고, 특정분야에 치중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좋아하는 부류는 늘 손에 잡게 되는것 같다.  처음 표지에서 "미스마플"이 언급됐을때 나는 고민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추리소설 작가중에 내가 유난히도 편애하는 작가 "애거사크리스티" 여사..  그녀의 책을 고를때는 살까? 말까? 라는 고민보다는 무조건 내가 읽었던 건가? 아닌가?를 먼저 체크해 봐야할 정도로 그녀가 쓴 모든작품을 읽어내는게 내 독서 목표중 하나다.  몇년째 아직도 그 계획을 실행중이긴 하지만 어쩌면 단숨에 그녀의 책을 다 읽어버리는 사실이 아까워서 아끼고 아껴두느라 더 그런지도 모른다.  그 덕분에 여전히 그녀의 새로운 책들을 구입해서 읽을때의 셀레임은 다른책들에 비해 더한 기다림과 긴장감을 준다.  물론 이번 추리소설은 애거사크리스티 여사책은 아니다.  단지 미스마플에게 바치는 오마주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 비슷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건데... 애거사 크리스티의 주인공중 에르큘포와로보다 더 좋아하는 주인공 미스마플과 관련됐다면 기본적인 재미는 있을거라는 기대치는 있었다.

물론, 책을 다 읽은 지금 당연히 그 기대치를 책은 충족시켜주었고, 아직도 시끄러운 우리의 주인공 할머니들이 내 귓속을 윙윙거리며 수다를 떠는 듯한 기분이든다.

평균 75세 이상의 나이든 사람들만이 사는 실버타운이라고 해도 무방한 플로리다의 한마을.. 그곳에는 추리소설을 즐기는 우리의 주인공 골드여사가 있고, 온통 미모에 신경쓰는 핑크공주 소피할머니가 있고, (소피여사에게 할머니라고 붙이기엔 어색하다.^^) 감수성이 예민하지만 그래도 웬지 귀엽게 느껴지는 벨라할머니, 성격이 다혈질처럼 느껴지는 아이다, 그리고 골드여사의 동생 에비등 골드여사의 문제많고 시끄럽지만 우정만은 대단한 친구들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곳에 할머니들이 한명, 두명씩 심장마비로 죽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평균 75세 이상을 자랑하는 마을에서 노인들이 심장마비로 죽어간다는건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골드여사는 두번의 죽음을 접하면서 추리소설에서 얻은 영감이 발휘됐는지 "우연의 일치"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 특유의 오지랖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경찰서에 직접 신고하기도 하지만 나이든 할머니들의 말도안되는 이야기로 치부되어버리자 결국 그 다섯명은 자신들이 직접 나서기로 한다.

과연 사건은 정말 살인사건일까?  범인을 유쾌하고 수다스러우며 가끔은 엉뚱한 다섯할머니들이 밝혀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엉뚱한 할머니들의 모습을 상상하느라 웃음이 얼굴을 떠나지 않았다.  각자 개성이 너무도 뚜렷해서 서로간에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그들이 어울려서 이루어내는 이야기들은 우리동네에서 흔히 볼수 없는 할머니들이었지만 그만큼 젊음 못지 않은 강렬함이 있었다.  나이들면 모든것에 익숙해지고 모든것에 흥미를 잃지만 한번 오지랖을 넓히기 시작하면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부분들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고 작은 관찰 하나까지도 잊지 않는 모습이 젊은이들은 느끼지 못하는 삶의 연륜을 보여주기 까지 했다.

하지만, 미스마플과 닮은 점이라곤 가벼운 것들도 쉽게 넘기지 못하는 호기심을 가진 할머니라는 점 뿐이었다.  주로 미스마플은 자기집에 앉아 뜨개질을 끊임없이 하며 사람들과 대화를 듣고 그속에서 온화한 미소를 짓고 마지막에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지나가며 들었던 얘기 하나하나를 맞추어 추리해나가는 정적인 면이 강하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들은 전혀 그런점이 없다.  절대 한곳에 앉아 있지도 않고 조용히 남의 얘기에 경청하기보다 자신들이 먼저 나서서 얘기하기를 즐긴다.  그리고 무척이나 수다스럽다.  그런 그들이 모습이 비록 미스마플과는 대비됐지만, 그 대비로 인해 또다른 할머니 탐정단을 만날수 있었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물론, 난 여전히 미스마플식의 추리가 더 좋치만 말이다.  어째꺼나 책 을 읽는 내내 적절한 로맨스와 적절한 웃음과 적절한 수다스러움이 함께한 좌충우돌 탐정기는 한순간 우울한 내 기분을 돌려놓기엔 최적이었던 책이다.  할머니들의 다음 탐정시리즈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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