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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책장을 몇장 넘겼을때 분명히 정상적인 마을이었다.
아무이상한 점도 없었고, 평화로운 가족이 있었으며, 가족끼리 다정한 대화가 있는 너무 아름답고
평화로운 가정이 있는 정상적이고도 정상적인 마을이고 가족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이에 따라 자전거를 지급하고 옷을 지급하고, 직위를 지급하고..
모든것이 그야말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급되고, 통제되고, 틀에 박힌대로 움직이는 삶이 계속되는
마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때 악~! 하는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제목도 생소한 "기억 전달자"
표지의 노인은 웬지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를 연상시킨다. 그런 그가 주인공일까? 아니면 다른이가 주인공일까?
하는 호기심이 처음가진 책에 대한 반응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두번째.. 쉽게 쉽게 넘겨지는 책장속에서 미래 세계를 발견하면서 이건 SF 소설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신의 생각은 철저히 통제되는 세상. 거기에 속한 조너스라는 우리의 주인공이 있다.
조너스는 평범한 11살 소년으로 12살이 되면 마을에서 직위를 부여하면 그에 따라 훈련받고 직업을 가지게 된다.
기초가족인 어머니와 아버지, 릴리라는 여동생.. 그러나, 그들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마을에서 부여된 말그대로 기초가족이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그들은 감정의 통제를 받고, 잘못된 단어 구사엔 무조건 적인 사과를 해야하며,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되는 생활을 어렸을때 부터 습관화 하고 생활화하는 교육을 받는다..
모든것들이 어쩌면 우리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고 완벽하게 갖춘 이상향을 지닌 미래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2살 기념식에서 조너스는 평범한 직위가 아닌 기억보유자라는 생소한 직위를 받게된다.
이름인즉 예전 과거의 과거 세상에 있었던 모든것들을 현 기억보유자 즉 기억전달자가 조너스에게 그 기억을 넣어주면
조너스는 예전엔 가지지 못했던 감촉, 느낌등을 기억하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그들이 원하고자 하는 답을
조언해주는 직업인것이다.
눈이라는 느낌을 알지 못했던 조너스, 고통이 뭔지도 몰랐고 사랑이라는 감정 역시 뭔지도 몰랐다. 게다가 색깔이라는 자체도
보이지 않았던 조너스는 서서히 기억전달자에게 교육을 받아가면서 세상에 눈뜨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왜 이런 선택의 자유가 사라져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물론, 언제나 선택의 자유가 있다면 사람들은 혼란스러워 지고 지금처럼 질서정연한 삶이 불안정해 질거라는 결론을 알고있는
터이지만 그런 기분들을 느끼지 못하는 다른이들을 조너스는 안타까워 하게 된다.
사람의 감정엔 고통도 따르지만, 사랑이라는 기쁨과 충만한 행복을 느낄때의 감정은 그어느 것에도 비교할수 없기에...
그리고, 늘 "임무해제"를 당하는 노인들이나 쌍둥이 아이들, 법을 세번 어기는 사람들에 대해 궁금하게 여기던 조너스는
그 임무해제 라는 것이 결국 그들을 죽이는 것임을 알고 기억전달자와 상의끝에 마을을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임무해제를 하면서도 아무 감정이 없는 아버지를 보면서 조너스는 고통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고통이지만, 두렵지만 모든이들에게 지금 현재의 "늘 같음상태" 보다는 고통이지만 "자유와 선택"의 권리, 의무와 함께
사랑, 기쁨, 희망, 행복이라는 또다른 감정 역시 느끼게 하고 싶었던 조너스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과연 내가 그곳에 살고 있다면??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진다.
물론, 그렇게 길들여져 왔고 그렇게 살아왔다면 익숙한듯 살아가는 스스로를 발견하겠지만, 지금 현재 선택과 자유와 감정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그런곳에 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끔찍함이 또 어디 있겠는가 하는생각을 한다.
살면서 고통과 부딪히고 아픔과 부딪히더라도 그건 각자 스스로의 몫이다. 그걸 통제하고 고통을 없애주는 대신 사랑과 행복을
앗아간다면 그건 로봇이 존재하는 세상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얇은 책에서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인것 같다. 웬지 일본작가 오에겐자부로의 글을 읽고 있다는 생각도 들 만큼 약간
비슷한 느낌도 준다.
한가지 안타까운점은 이런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오자가 너무 많아 글을 읽는데 적지 않은 방해를 받았다.
감동이 큰 만큼 실망도 큰 이유다. 더 나은 감동과 더 큰 느낌을 위해 오자 수정에 더 힘써줬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