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1 세계신화총서 6
쑤퉁 지음, 김은신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전해져 내려오는 얘기들의 글을 읽다보면 어찌 이리 한스럽고, 고통스러운지 게다가 그게 여인과
관련된 얘기고 보면 더 한이 맺혀져 내려오는거 같다.
중국의 잘 알지 못하던 얘기들을 쑤퉁씨의 글로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이었지만 웬지 첫
독자가 되는것 또한 두배의 기쁨이었다.
600여페이지를 아우르지만, 그만큼의 "눈물"이라는 데서 오는 슬픔이 더 클것이라는 느낌이 와
닿았다..
제목만으로도 아픔이 느껴진다고 해야할지...
 
신도군의 죽음으로 그분께 조금이라도 은혜를 받았던 도촌 사람은 그의 죽음을 두고 눈물을 흘렸다가 죄아닌 죄로 떼죽음을 당하게 되는 마을은 전설처럼 눈에서 눈물을 흘리는 일은 금지아닌 금지였다.  하지만, 사람이 어찌 눈물을 흘리지 않고 살수 있는가..
그래서, 도촌 사람들은 눈에서 나오는 눈물이 아닌 다른곳으로 눈물을 흘리는 법을 떠득했다.
손으로 눈물을 흘리는법, 발로 눈물을 흘리는법, 그도 아니면 다 큰 처자이나 눈물이 날때마다
사람이 있던 없던 오줌으로 눈물을 흘리는 자신만의 눈물을 흘려보내는 방법으로 아픔을 그렇게
참고 그리고 울었다.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 비누는 머리로 울었다.  아무리 손과 발로 우는 법을 배우려 했으나 그마져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부모를 여의고, 머리로 울다보니 늘 머리카락이 젖어 냄새가 나 누구도 그를 거들떠 보지 않았다.  결국 천하 고아인 치랑에게 시집을 가나, 세상 천지 남자들은 만리장성을 보수하는 공사에 갑작스레 끌려간 어이없는 일을 당하게 되고 보니, 비누는 남편에게 겨울동안 날 따듯한 솜옷을 입히기 위해 겁없이 짐을 싸 북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마을사람 모두 그녀를 미쳤다고 했지만 그녀는 오직 남편에게 따뜻한 옷을 줄 생각외엔 없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가 가는길은 온갖 아픔과 힘든 고통의 일들만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늘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한으로 한으로 쌓이자 그녀는 이제 온몸으로 우는 법을 알았다.  그리고, 눈으로 흘리는 눈물도 알았다.
 
그녀의 눈물은 다섯가지의 맛을 지녔으며, 그 무엇보다 그녀를 지켜주는 힘이었고 또한 그녀의 아픔을 대변하는 언어였다.  어찌 그리 흘려도 흘려도 끝이 없이 나오기만 하는가...
어찌 그리 고통을 당해도 당해도 끝이없는 것인가..
 
글을 읽는 내내 그녀의 고통속에 나 역시 침잠되는거 같아, 제목처럼 우울에 빠지는 듯한 느낌마져 들었다. 
어째서 지고지순한 여인의 마음을 모르고 세상은 그녀을 가만두지 않는 것인지....
아니, 어쩌면 우리의 주인공 비누가 너무도 순진해 세상에 멋모르고 덤빈 죄아닌 죄일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눈물이 바다를 만든다고 해도 그녀가 겪는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것이며 그 보다 깊지 않을 것이다..
 
글을 읽는 내내 온 몸으로 울어야 했던 비누와 나는 한몸이 되어버렸다.  바보스럽도록 한심스럽지만 미워할수도 없는 동정이 나를 같이 울게 만들었고, 같이 아프게 만들었다.
온몸으로 울 수있는 그녀... 그 아픔이 과연 어디까지여야 끝이 날것인가...
 
또 하나의 아픈 여자의 슬픈 인생을 만난듯 하여..여운이 너무도 길다.
그리고, 또 역시 아프다.  단맛 나는 눈물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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