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유명한 사람이라 감히 "이사람 책 한권도 안 읽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기가 어째 부끄러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는 내가, 일본소설을 좋아한다는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란 사람의 책을 이제서야 접했다는 사실에 돌을 던지지는 말아달라. 이제 읽었지 않은가....
일단은 책 표지가 특이해서 흥미를 끌었고, 그다음부터 읽는 속도는 그야말로 초고속급이라고 할만했다.
그만큼 추리라는 매력이 나를 붙들었고,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글이 흡입력이 있었다.
뭣보다 경찰이나 탐정이 주인공이 아니라, 여성추리작가가 사건을 밝혀내려 한다는 사실이 더욱더 흥미를 끌었다.
물론, 그게 억지 설정일수도 있지만, 그녀 역시도 어느정고 관계된 일이니 그녀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안될건 아니었다.
어느날, 2개월정도 였지만 나름대로 사랑했고, 사이가 깊었던 애인이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라는 알듯 말듯한 말을 남기고
이틀뒤 변사체로 발견됐다. 살인사건이긴 했으나 자신이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했지만, 그의 말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던
그녀는 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가운데 뭔가 가벼운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직업이 추리작가이다 보니, 나름대로 추리력과 관찰력이
한몫한것도 그녀가 이일에 뛰어든 이유중 하나이겠거지만, 자신을 도와주는 출판사 친구 휴유코의 힘도 컸다.
어째꺼나, 조사를 시작해 가는 과정에서 두번째, 세번째 연이은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녀는 점점 더 사실에 접근해 가고, 그걸 두려워한 범인은 그녀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더이상 캐고 들면 목숨이 위태로울 거라는....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런 경고성 글들에 더 자극을 받게 되고 조사에 박차를 가한다. 물론, 조사엔 늘 친구 휴유코의 도움이컸다.
이런저런 자료조사며, 약속을 잡아주는 것들부터 시작해 많은 것들을 둘이 함께하게 된다.
서서히 밝혀지려는 진실.. 그러나, 확실함이 없어 매번 무너지는 진척없는 미해결들...
그러다 우연히 11명이 요트여행중 일어났던 일이 사건의 실마리가 된다는 걸 느낀 그녀들은 서서히 범인을 압박해 간다.
그런데 뜻밖에도 범인중 한명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다시금 그때 그 요트 여행을 그녀들에게 제안하고 둘은 받아들인다.
거기서 일어나는 또다른 사건.. 그리고, 반전.. 그속에 또다른 반전..
과연 추리소설로 명성이 높은 만큼 책속으로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대단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반전을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범인이 궁금해 새벽녘까지 잠들지 못하게 만들었으니....
처음엔 이 사람을 범인으로 의심했다, 몇초후엔 저사람을 의심했다..갈팡질팡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지만, 뒤에 밝혀진 범인은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역시 난 추리력이나 탐정관련쪽엔 잼병인게 확실하다는 결론과 함께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를 처음 접했으나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지, 안타까운점은 살인의 동기부여는 어느정도 주어진듯하나(물론 모든 살인은 정당화 될수없지만), 첫사건의 시발점 부분에서
억지스러운 면이 있어 그점은 좀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누군가 이일로 살인을 저질러야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탓에 시발점 부분을
허술하게 한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랄까....
그 부분만 보완된다면 더 나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