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그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이 있었던가?
단지, 어릴적 교과서에서만 접하던 그들의 그림들을 눈으로 익히고, 그 그림의 제목을 외우기 급급하며, 그들 그림의
양식이나 문제에 나올듯한 것들만을 달달 외우는것이 전부였다. 감히, 그들의 삶속에 깊이 들어가 볼 생각이나 했었던가.
아니다. 그저 시험만 잘 보면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김홍도의 호를 외우고, 그가 그린 산수화나 신윤복의 호를 외우고 그가 그린 여인들의 그림을 외우면 다 되는 것이었다.
그런의미에서 이책이 큰 화제를 일으키고, 여러곳에서 재밌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을때 그렇치 않아도 역사나, 역사에
관련된 소설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무릎을 쳤다.
시험문제에만 나오는 그들의 모습이 아니라, 비록 소설속이지만, 그속에서 내가 알지 못하던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쳐다본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뻤고, 기대감이 컸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만남...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신윤복에게서 최고의 기질을 발견한 김홍도는 신윤복을 제자 이상으로 여긴다.
아니, 제자이면서도 경쟁자이고, 스승이라고 느꼈다.
그에게서 자신이 알지 못하던 것들을을 배우면서,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찾는 것이 스승과 제자라는 사이를 뛰어넘고
있었다. 거기에 어우려진 숨막히는 추리와의 완벽한 어우려짐..
역사와 추리의 퍼즐이 맛깔나게 어우러지며, 책을 읽어갈수록 손에 긴장감은 더해갔다. 김홍도의 시선으로 범인 쫓기에
몰두하면서 도대체 이책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들의 그림은 그림대로 눈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으로 교과서에서 국한되어 보여지던 몇장 안되는 그림들에 만족못하는
독자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었고, 얘기속의 추리는 추리대로 머리를 굴리는 재미와 흥미를 더했으며, 조선시대
그림과 관련돼 잘 알지 못했던 역사속 진실과 그들의 삶을 자세히 묘사한 부분은 또다른 역사를 쳐다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게다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스승과 제자의 대립각은 책의 재미를 배로 증가 시켰다.
역사에 대해 어떨때는 짜증스러울정도로 화가 나는 일들이 많아서 역사책이나 역사소설을 멀리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이런 새로운 시각의 책을 대할때면 그 책속에서 새로운 우리의 모습을 찾은것 같아 가슴이 설레이게 된다.
그래서, 역사에 대해 손을 놓치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이정명이라는 작가에 대해 그다지 알지 못하고 이 책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지만, 책을 덮는 순간 나는 벌써 작가를 검색하고, 그가 쓴 다른 책을 읽어보고자 눈에 불을
켜 본다. 그리고, 김홍도와 신윤복에 관련된 또다른 얘기는 없는지 검색해 본다.
역사 속의 김홍도와 신윤복이 생생하게 살아 우리에게 다가온 느낌이다. 그리고, 그들의 멋진 그림들이 머릿속을 맴도는
기분이다. 아름답고 고운 우리만의 선을 가진 그림을 책이 아닌 실제로 보는 느낌은 과연 어떨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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