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참 특이했다.  "나는 깊은 바다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

잠깐 제목속에서 나는 어떤 추리를 해야할지 고민을 했더랬다.  뭔가 심오하긴 하나 어떤 특정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제목부터가 나를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만들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너무 쉬운 제목이지만, 도대체가 감 조차 잡히지 않는 책이라 펼치는 순간, 작가의 이력을 보는 순간,

그리고 책장을 넘기는 순간 순간이 새로웠던 느낌이었다..

주로 성장소설, 청소년기의 소설을 자주 쓰는 작가라는 이력이 웬지 더 끌렸던듯 하다.

여러종류의 책을 읽고 좋아하지만, 성장소설이 또다른 희망과 메세지, 그리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듯하여 더욱더

호기심이 동하고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책은 처음부터 나의 흥미를 끌었다.

 

"불", "땅", "바람" 세가지의 소제목으로 이루어진 이책은 그 하나하나 소제목에서 어떤 의미를 끌어내야하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책인듯 하다..

어린시절 세계제2차 대전을 참전하고 돌아온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기다려 결혼까지 골인한 발테르의 어머니..

그들은 발테르라는 아이를 낳게된다.  이책은 그런 발테르의 시선으로 글이 쓰여지고 있었다.

전쟁으로 말미암은 정신적 공황상태인지 아버지는 발테르에게 하등의 애정이 없었던듯하다.  그런 발테르는 결국 아버지를

증오하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와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지만, 어머니마져 자신에게 등을 돌려 아버지와 같은 입장이라는

피해의식을 지니게 된다. 거기에서 오는 공허감과 절망... 어머니는 자신의 편이라는 청소년시기의 유치스럽지만 가장

민감한 시기의 감정의 굴곡..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정은 그 어떤 느낌으로도 채울수 없는 허기를 가져온다.

그래서, 더욱더 발테르는 반항적이고 부모에 대한 미움과 증오로 똘똘 뭉쳐질려고 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그것이 자신을

보호할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듯...

그리고,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난 발테르는 다른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사랑을 하기도 하고, 어려운 환경속에서 처참

한 생활을 하기도 하면서 더 깊은 고뇌속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마지막..그를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의 죽음.. 그전의 짧았던 화해..  증오가 깊어던 만큼 발테르는 아버지라는 존재에게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이리라..  그리고, 찾아간 친구 안드레아의 자살...

그 모든 것들을 겪으며..발테르는 점점 자신의 깊은 내면속에서의 울림을 듣는다..

 

그의 성장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너무 깊은 고뇌와 침잠으로 인해..읽는 나 자신도 깊은 고뇌에 빠지는 듯한 힘겨움이

느껴졌다.  약간은 "호밀밭의 파수꾼" 느낌이 나기도 하고.. 또 어쩌면, 헤르만헤세의 "지와사랑"을 읽을때의 느낌이 나기도

했다.  그만큼 성장소설로 쉽게 단정지어 말하기엔 그속에 깊이 가라앉은 발테르의 성장기가 가볍게 얘기되어질 것이 아닌

뭔가가 있는듯함을 느꼈다.  자신을 찾아가는길... 그것인가... 아니면, 스스로의 깊은 고뇌속에서 점점 성장해 가는 발테르를

보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느끼는 것인가...

책을 읽고도 그 깊은 느낌을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하게끔 하는 책이었다. 

발테르 역시 깊은 고뇌의 고래라면, 나 역시도 지금의 모습에서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고래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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