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허진호 시나리오, 김해영 지음 / 노블마인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너 행복하니?" 라고 나에겐 왜 묻는 사람이 없는것일까?

물론 그렇다고 딱히 대답할 말도 없다.  "그저 그래." 라는 말 외엔..

그렇다.. 현재 나는 행복한거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행복하지 않은거 같지도 않다.

그냥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하나의 인생사를 살고 있다는 느낌밖엔 없다.  그래도 굳이 따지라면 사소한것에서 웃고, 책을 읽는다는

자체에서 내가 좋아하는것을 하니 행복하다고 말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내가 원했던 삶을 현재 살아나가지 못하고 있으니 불행하다고

해야하는건지... 따지기마져도 애매하다..

그래서 일까?  책 제목은 그런 나에게 해답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행복이라는 것이 어떤것인지.. 그리고, 그 단어를 떠오릴만큼 행복해지는건 어떤것인지.. 책에서 찾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순간..

'에휴.. 결국 한편의 최루성 영화를 위한 이야기 구나..' 라는 한숨밖에 없었다.

왜 내가 읽을려고 했었던가 하는 기대치는 사라지고 딱 가을영화로 만들어서 관객들의 눈물을 쏟아내게 하기에 알맞은 그런 내용일

뿐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리고, 어찌보면 시나리오를 책으로 만든다는 면에서 조금씩 깊이 있게 들어가지 못하고 수박겉핥기로 흘러가 버린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다.  영화를 보라는 말인가??

책을 읽는 내내도 표지에 장식된 임수정과 황정민이 책속의 은희와 영수로 각인되어서 고역이었다.

영화가 먼저인만큼 그부분을 감수했어야 하지만, 책을 먼저 접하는 나에겐 상당한 인내심을 필요하게 만들었다.  책속 인물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지지 않고, 내가 상상하는 인물들이 탄생되지 않으며,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에 내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는 어려움..

그렇다고 영화적으로 볼때 캐스팅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적당한 캐릭터에 적당한 캐스팅...

어째꺼나, 시나리오를 책으로 읽다보니 영화얘기가 먼저 흘러나오게 되나보다..

 

한영수라는 인물.. 우유부단함에 소심함..게다가 간경변이라는 심각한 병을 지니게 된체 수연이라는 애인의 곁을 떠나며

"연애는 하더라도 결혼은 하지마.  난 복잡한건 딱 질색이니까." 라는 말을 남기고 희망의 집으로 떠난다.  한마디로 요양소..

거기에서 죽음을 가까이하는 이들에게 자신은 웬지 동화되지 못하고 겉돈다는 느낌..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순수함만을 지닌채 살아온 소녀같은 여자 은희.. 자신을 위해 모든것을 해주고 자기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그녀를 보며 그들은 그렇게 사랑을 쌓아간다.

그리고 은희의 바램대로 둘은 마당이 있는 소박한 시골집에 같이 살기로한다.  은희는 폐가 좋치 않아 뛰지도 못하는 소녀아닌 소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사랑하고 거기서 소박한 행복을 맛본다.  그러나, 영수는 병이 나아갈수록 답답해진다.

그러던차에 찾아온 옛 애인... 결국 영수는 건드리면 쓰러질것같은 은희를 두고 예전 자신의 둥지인 도시로 떠난다..

반만 옛애인에게..그리고 반은 지금의 은희에게 자신을 남겨둔채..

그런 그에게 돌아온건..다시금 수연과의 이별과 재발한 간경변... 그리고 핸드폰으로 은 전화번화만 누르게 되는 습관...차마 은희에게

안부를 묻지못하는 우스운 습관하나...그러나, 그는 다시 나아서 은희에게 꼭 돌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건 은희의 안타까운 죽음뿐.......

 

한영수라는 인물..참 바보스럽다.  아니, 지금 우리의 모습인가?

아파힘들어 할때 소녀같은 그녀가 필요했고, 이젠 다 나으니 예전 사랑했던 수연이 필요했던 남자..

그러나, 어느 한곳에서도 행복하다는 느낌보다 남겨진 한쪽에 미련이 더 많았던 남자..

그리고, 모든걸 잃고나서야 그걸 행복이라고 기억하는 남자...

지금의 우리도 그런것인가?  모든걸 잃고나서야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할 것인가?

따지고보면, 나역시도 지금의 모습이 나쁘지 않으면서도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걸 보니 한영수라는 인물과 별반 다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긴한다.  현재의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고 그속에서 행복이라는 느낌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아니라면

과감히 행복을 찾아 떠나야 하겠지만, 그결정에 후회없이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해야하는것이 아닌지..

 

"행복?" 과연 난 이책에서 해답을 찾았는가???

아니다.. 이책은 그냥 우는 얘기 하나의 의미밖에 없었다.  그다지 별 내용도 없는 하나의 얘기일 뿐이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이 컸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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