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분만 더
하라다 마하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일분.. 세상에서 일분이라는 시간은 과연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지금 현재 글을 올리고 있는 이시간도 금방 스쳐지나가 버려 곧 일분이라는 시간은 잊혀질 것이다.

하지만, 제목이 일분만더... 라니.. 그만큼 뭔가 절박했었던가..  하지만, 표지속의 그녀와 커다란 개는 더없이 평온하고 일분이라는

시간에 쫓기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없이 여유로워 보이기 까지 하다..

표지만으로 가끔 내용을 추리해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책은 추리불가, 상상불가 였다.

어렵다기보다 감을 잡을 수 없었다는 느낌..

그와 등장하는 그녀에게 일분을 상징하는 것은 과연 뭐란 말인가??

 

처음 책을 넘기며 일에 쫓기는 성공을 꿈꾸는 여인이 개 한마리로 인해 사는 거처를 옮기고, 자신의 생활패턴을 바꾸는 이야기가

펼치지기 시작했을때, 나는 솔직히 시시했다.

동물에 대한 큰 애정도 없을뿐더러, 심지어는 키우던 강아지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생겨 피부과를 다녀 고생했던 기억마져 있어서

개와 인간과의 얘기 그것도 간단한 애정을 넘어서 개에게 패턴을 맞춰 나가는 얘기에 시큰둥했었다.

몇페이지를 읽으면서도 '이책을 과연 끝까지 읽어내야 하는것인가' 라는 회의마져 들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뭐랄까.. 그냥 답답함과 따듯함이 공존하는 느낌이 든다.

 

출판사 에디터로 밤낮 열심히 일하는 아이라는 33세의 여인.. 그녀는 누구보다 성공을 꿈꾼다.  그런 그녀에게 우연히 찾아든

덩치큰 리라라는 큰 개.. 그리고 그녀와 6~7년을 동거중인 고스케... 그들은 가족이었고, 사랑하는 이들이었으며 세상을 공유하는

하나의 큰 세계였다.

리라를 위해 개를 키울만한 전원주택을 구입해서 3번의 버스,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 아야..그러면서도 그녀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프리랜서 카피라이터인 자신의 애인 고스케는 집에서 아야를 대신해 살림을 하며 리라를 돌봤다.

그들 셋은 셋이 있으므로 해서 하나였고 공기같은 존재였다.  그런 그들에게 갑작스런 권태기가 찾아든건 어쩌면 익숙함에 대한 것에

반란인지도 모른다.  리라를 사랑하지만, 자신에게 짐이 되어버리는 큰개.. 그리고 멋스럽지 못한 자신의 애인 고스케를 보며

자신만의 공간을 찾고 싶어하는 아야..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밀어내고 각자의 꿈을 꾼다.

리라를 키울 자신이 없었던 아야는 고스케와 헤어지며 그에게 리라를 맡기지만 리라는 다시 그녀를 찾아온다. 언제나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꼬리를 흔들듯... 결국 리라를 놓칠수 없었던 아야.... 그리고 성공도 놓칠수 없었던 그녀..

그런대로 그녀는 힘들지만 두가지 다 잘 해내고 있었다.  리라의 불행이 그들을 덮치기 전까지..

 

책을 읽으면서..아, 동물과 인간을 별개로 생각할수는 없구나.. 애정이 쏟아지는 것이라면 뭐든... 상관없구나..

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그러면서 어릴적 우리집 강아지가 잘못돼 죽었을때 땅을치며 통곡하던 엄마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때는 참 그게 이해할수 없었었는데 지금은 조금 이해가 된다.  그리고, 떠나버린 고스케가 딱 일분만 그녀를 안았을때...

그때의 따스함이 나는 어째 답답함으로 와 닿아 버렸다.  사랑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그녀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

리라와 고스케.. 그래서 그녀는 그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의 따뜻함을 일분속에서 느꼈던 것이다.

그런데 난 왜 그 일분이 안타깝고 답답했을까..  떠나는 고스케를 잡을 수 없었던 그녀가 옳았으며, 그럴수 밖에 없었다는걸

알지만, 나는 그녀가 고스케를 붙잡길 간절히 바랬다.  누구보다 그녀에겐 고스케가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과 성공에 휘둘린 그녀에게 세상을 등진 고스케는 어쩌면 쉬어갈수있는 신선한 바람일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리라를 통해서 벌써 배웠지만 리라를 대신해줄 고스케 역시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였다.

일분만..더... 정말 일분만 더 고스케를 껴안을수 없었을까..? 리라로 인해 발견된 자신을 고스케로 인해 이어지길 바란건 내

욕심이었을까... 그녀의 희망이 그대로 전해지지만 웬지 더 측은한 느낌이 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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