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리스 러브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한희선 옮김 / 창해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한창 휘성의 노래 "사랑은 맛있다"가 인기다.. 가사를 깊이있게 들어보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사랑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맛있고 달콤하다는 건 뻔한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야마모토 후미오는 "사랑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라는 말로 반론을 내세우며

책을 냈다.  '도대체 누구 말을 믿으라는 거야!' 라고 성질을 낼수도 없는 일이다.  어차피 사랑이란 답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인생사 사는 일이 답이 없는것처럼 사랑도 자기방식의 나름이 있는것이니 어디를 따르고, 어떤말을 옹호하든 사랑은 그야말로

수만가지의 말들로 넘쳐날수 있는 단어인거같다.

 

처음부터 사랑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놓치만 그렇다고 이책이 사랑에 관한 얘기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10명의 주위에서 조금은

흔한 병명을 가진 여자들이 등장하는 단편이다..  10명의 여인들의 삶이 투영된 이야기다.

변비, 수면장애, 자율신경계실조증, 골다공증, 생리통등등등..

하나하나의 병명속에서 개개의 한여인의 삶이 들어있다. 

모델일을 하다가 남자들의 시선이 불편해 화장실 조차 가는걸 꺼리게 돼 변비가 걸려버린 여인..

남자친구의 언제 걸려올지도 모르는 만나자는 전화를 기다리며 매일 거리를 방황하는 여인..

새엄마와 10살밖에 차이나지 않치만 이미 몸은 노화가 시작되어 골다공증에 걸려버린 여인..

엄마의 사랑이 그립고,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해주길 기다리며 아픈배를 부여잡는 여인등등...

많은 여자들이 아파하고, 삶속에서 고뇌하며 방황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시선에 신경 쓴다..

 

10명이 등장하는 단편이지만, 마치 한사람을 이야기 하는듯한 인상을 받는다.

책속의 인물들 얘기지만, 그 속에 내가 속아든 듯한 인상을 받는다.

내가 그녀들이고, 그녀들이 내 삶속에서 형태만 조금씩 달리할뿐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취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책속의 병들이 하나하나 내게 와 닿을정도로 구구절절 여자들의 심리상태를 참 아프게도 표현했다. 

겉으로 드러내는 아픔이 아니라, 속으로 삭히는 아픔...   가슴 뜯어내며 "나 좀  봐줘"라고 말할수 없는 여자들의 마음속을

대변하듯 야마모토 후미오는 모든 여자들의 얘기를 담고 있는듯이 글을 써냈다.

그래서, 내가 그녀의 팬일수 밖에 없고, 여자로서 공감하게 할수 밖에 없게 만든다.

언제나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스스로가 감정이입이 되어버려 그만큼 아픔에 동화돼 버린다.  그래서, 더 아프고, 그래서 더 구구절절

가슴을 아리게 하는것이다. 

그렇다고 이책의 독자를 여자로 한정할순 없다.  여자들의 드러내지 못하는 마음속을 이해해야하는 남자들도 읽어야할 책이다.

여자들은 공감을.. 남자들은 새로운 여자들의 세계를 맛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예민한 그녀들의 이야기.. 아픔을 간직한 그녀들의 이야기.. 반감을 가질수도 있는 그녀들의 비뚤어진 사랑이나, 사랑을 갈구하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책의 겉핥기보다 깊은 구석에서 전해져 오는 울림이 더 강한 책이다.

역시 야마모토 후미오는 나를 중독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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