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을 살때는 분명 그랬다.
몇십년을 같이 살아온 부부가 서로에게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해주길 바래서
따듯한 말들을 주고 받으며 다시금 사랑을 확인하게 하는 뭔가가 있을거라는
그런 기대감으로, 아직 시집도 안간 처자가 미래의 지침서로 삼고자 넙죽 구입
해버렸다..
"여보 나 힘들어.." 아내이야기와 남편이야기가 있는데 우선 아내이야기를 먼저
읽은 나는... 힘이 빠진 느낌이다.
서로를 다독이며 부부로서 살아가는 그들의 얘기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 부분까진
좋았다고 하지만, 그저 아내들의 푸념을 단편도 아닌것이 단편인것처럼 허접하게
엮어놓은 거 같은 이 썰렁한 기분은 뭐란 말인가.
물론, 한편한편의 글에서 아내로서, 여자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살아가야하는
구구절절함이 묻어나오는것도 사실이며 그렇기때문에 힘들다..라는 식의 이해는
해줄수 있지만, 그동안 "사랑과 전쟁"에서 매일 보아오던 얘기들을 그저 한권의
책으로 엮은거 밖에 나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뭘 그렇게 기대한건 아니지만, "여보, 나 힘들어." 라고 말할때.. 그게 제목이라고
정해졌을때는 거기서 분명 위로를 받고 싶어하고 푸념으로서 그 스트레스의 반은
해소하는것이겠지만, 이 글들에선 공감을 얻기보다는 왜 이렇게 유치한 에세이쯤으로
치부되어지는지 모르겠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40대에서 50대를 넘어가는 부부이야기기에
공감하지 못한단 말인가??
아니, 공감에 앞서 글 엮음이 허술한것에 대해서 더 안타까운지 모른다.
부부간의 방법론 제시를 딱히 원한건 아니지만, 결혼생활에서 묻어날수 있는
힘듦의 시간들을 극복해가며, 서로 보듬어가며 마음 따듯해지는 얘기들이 좀더
새롭게 와 닿았으면 이 아쉬움은 조금 덜 했을듯 하다.
맏며느리로서 시집살이를 해야하는 고충, 고부간의 갈등, 남편의 바람끼..
딱 세가지로 요약되어져 버리는 책인지라 뭔가 더 할 말도 없다.
푸념만 늘어놓은 식의 에세이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부부에게
그리고 미래 결혼을 해야하는 사람들에게 이해의 폭을 넓히게끔 해줄순 없었던 것일까.
그 푸념에서 결혼이란 이런것이면 상대방의 삶이 이렇기에 서로 이해해 줄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인가?
그러나, 나는 읽고 그런것보단 결혼하면 늘 같은 주제로 살아야할것같은 답답함만
느껴진다..
남편이야기도 이지경일껀데 또 어찌 읽어내야 하는가..
이런 얘기를 공감못하는건 꼭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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