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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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위기철님의 글은 언제나 나에게 웃음을 준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그분의 글을 읽으면서, 아 정말 아무것도 아닌것에서도 이런 재밌는 얘기들이 쏟아져 나올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더랬다.

그래서, 맨첨 "아홉살 인생"을 접했을땐 주인공 아이의 아이답지 않은 시선이 좀 어색해서 이건 아닌거 같은데..라고

갸우뚱 거리면서도 다 읽고 나서 잔잔한 감동을 느꼈었다..

그리고, "고슴도치"를 읽으면서 다시한번 그분의 진가를 확인했었다. 그래서, 무조건 "위기철" 이라는 이름이 보이면

사고자 하는 욕망이 생기는 지도 모른다..

 

우선 제목자체에서 오는 "껌"이라는 소재로 또 어떤 글을 버무리셨나.. 하는 기대감에 책을 펴들고 보니,

단편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단편을 안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가움이 반감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분만의 매력을 한껏 느껴보자고 했다.

 

"껌"을 멀리 뱉어내기 기록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남자..

처음엔 5미터를 시작해서 7미터 8미터.. 그렇게 되기까지 2년 3년 5년..그리고 10년의 세월을 그는 매일새벽같이

산에 올라 남들이 아침운동을 오기전에 몸을 풀고, 심호흡을 하며 연습을 했다. 

그 기록갱신을 위해 많은 연구를 했고, 어떻게하면 멀리 뱉어낼수 있는 지에 대해 몸으로 체험하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행동이지만, 그는 자기만의 도전에서 기쁨을 느끼고, 기록을 갱신해 낼때마다 그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가끔 자신도 내가 왜 이런짓을 해야하는가? 라고 의심도 했지만 그의 대답은

늘 스스로 한결 같았다.

"이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

그랬다.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남들이 알면 미친놈이라고 욕할 쓰잘데기 없는 일이었지만, 그는 자기 스스로를

위해 껌 멀리 뱉기 기록갱신에 혼신을 다하고 그일에 10여년을 바치며 연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모든 바람의 방향과 몸의 압력과 호흡등으로 길게 껌을 뱉어내는 남자에게서 뭔가 뜨거운 느낌을

받기도 했다.

 

나역시도 만약 주위에 실제 그런 남자를 만난다면 "미친x"라고 손가락질 했을것이다.

그사람의 사정이나 그사람이 왜 그러고 있는지 이유를 묻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않으면서..

하지만, 나는 인정해 줘야했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일"임을..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자기 스스로의 도전이며 목표이고 삶이라면 아무 도전이나 희망없이 사는 사람보다

오히려 더 큰 일이고 박수쳐 줄 일이라는것을..

 

이외에도 여러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는 이책은 초기 위기철님의 소설이라 그런지 큰 재미나, 감흥도 없이

매양 보아오던 우리나라 작가들의 심심한 글들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험정신이 가미되었다고 하기엔 좀 아쉽고, 위기철님 만의 느낌이라고 하기엔 아직 자리를 덜 잡은 듯한 느낌..

기존에 읽었던 책들에 비해 약간은 심심했다.

나는 일상에서 소소한 웃음을 주는 위기철님이 좋다... 꼭 뭔가 깊이 있게 보이려 일부러 꾸민글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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