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 선집 2
체 게바라 지음, 홍민표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막막하다... 한시간여를 공들였던 서평이 물거품이 되어 날라가버리고.. 다시금 되새김질을 하며 서평을 써야한다는건 여간 고역이 아니다..

날아간 서평에 온 힘을 쏟은터라 다시 그느낌을 살린다는게 두꺼운 책 한권을 읽어내는것 보다 힘들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얼마전 "체게바라 자서전"을 읽고 실망했었던게 사실이다..

몇해전부터 갑작스레 불기시작한 체게바라의 붐을 타고, 상업적으로 난립되는 상황에서 엊그제 "체게바라 자서전"이라는 제목의 타이틀을 접한 나는.. 결국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책을 보는것 역시 어느 정도 모험(?)이라는 생각마져 들었다..

그러나, 이책을 다 읽은 지금.. 난 비상하는 한 젊은이의 꿈을 쫓아 나 역시 그를 따라 여행한 여행자가 되어 있는 착각이 들 정도가 되어버렸다..

 

체게바라.. 쿠바혁명의 영웅...

그가 첫번째 여행을 마치고, 6개월간의 대 장정 아메리카 대륙을 여행하기 위해 친구의 형 알베르토와 포데로사2(모터사이클)을 타고 길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이 책은 시작된다..

꼼꼼하게 기록하기를 좋아하는 그는, 머무르는 도시마다 글을 남겼고, 그의 글은 이렇게 멋진 여행기로 출간하게 된것이다..

1950년대의 모터사이클이라 해봤자, 얼마나 견디겠는가..  그것도 2명이 그걸 타고 무작정 자신이 그토록 외치던 "위대한 아메리카"를 여행한다는것 자체는 정말 무모한 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나, 선천적으로 심한 천식을 앓고 있는 그에겐 죽음에 가까운 도전이라고해도 심한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주저나 망설임이 없었다...  자신들의 발이었던 포데로사2가 생을 마쳐 도보로 여행을 해야했을때도, 돈이 없어 밥을 얻어먹고, 매저녁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경찰서나 그외곳에 노숙을 해야했을때도 그들은 그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베네수엘라, 칠레, 브라질 등등 여러나라를 거치는 그들의 여정은 한 도시 한 마을 거칠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생각이 자라나고 있었다.  특히나, 눈에 띄는곳을 보는 관광을 즐기는 목적이 아니기에 사람들의 삶속을 들여다 보고 진정 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현실이 무엇인가를 깨달아 가는 여행이기에 더 커보이고 위대해 보였는지 모른다..

 

먹고 살길이 없어, 형편없는 탄광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공산당 소속의 젊은 부부.. 그들은 변변한 이불조차도 지니지 못했다..

그리고, 오지속에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살아가는 그러나, 핍박받고 자신의 터전을 침략당하는 인디오들....

병원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나환자촌의 소외된 사람들..

커져가는 미국의 거대기업들과는 달리 점점 힘들어지는 소시민들의 삶...  

체게바라는 그런 것들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서서히 자신이 하얀가운을 걸친 의사가 되기보단 또다른 일이 있다는걸 스스로 깨달아 가고 있었다...  

 

삶에 있어 6개월간은 어쩌면 그저 그렇게 제자리에 앉아서 흘려보내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행동했고 거기서 자신의 길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행이 분명..그가 가고자 하는 길의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꼼꼼한 체게바라 덕분에 이책을 가지고, 그가 떠났던 여정을 지금 시작해도 괜찮다고 할 정도로 잘 쓰여진 여행기라고 한다.. 그러나, 50년대 그시절의 소시민들의 삶이 현재에도 그다지 나아진게 없어 오히려, 지금 시작하면 더 힘든 여정이 될것이라고 한다.. 그정도로 그들이 본 사람들의 생활은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는 것이다..  물론, 나아지거나 변화된곳도 당연히 존재하겠지만....

체게바라의 시선을 따라 시원스레 아메리카 대륙 곳곳을 여행한 느낌이다...  특히나, 잉카제국에 대한 그의 시선은 나를 사로잡아 잉카제국을 검색하기에 이르렀고, 그것에 관련된 책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마져 들게했다.... 

 

혁명적 영웅이기에 앞서, 한 젊은 여행가로서 떠난 그들의 무모하리만치 대단한 여행이 자세히 서술되고,  그 모든 어려움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에서 멋진 책 한권으로 한젊은이의 생각과, 성장과, 새로운 나라들의 간접체험까지 할수 있어서 정말 멋졌다는 생각이 든다...

혁명가 이전의 한 젊은이의 멋진 모습을 만나게 되리라.... 그리고, 자기 스스로 반성과 함께 자기만의 혁명을 꿈꾸게 되리라...

체게바라를 아는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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