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1 - 17 Short Short Story
호시 신이치 지음, 김은경 옮김 / 페이지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기묘한 이야기1" 제목부터 기묘하다.. 뭐가 이토록 기묘하단 말인가??
   일본 소설중 이런 제목을 지니고 있으면, 대체로 약간은 엽기적인 무서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물론, 그게 나만의 선입견이라고 하더라도, 웬지 구입하는데 꺼림직함이 있었다.

   게다가 시리즈 물인지 어떤지 1 이라는 숫자가 붙어있고, 괜히 읽었다가 재미없어도 다시 2권을 구입해야

   한단 말인가? 라는 것도 고려해봐야했다...  그러나 저러나... 어느순간 내손에 이책이 와 있었다..

   무작위로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주문해 버리는 나의 어리버리도 이유로 한 몫 한 거겠지만, 반값의 유혹도 뿌

   리 칠수 없었으리라..

   이왕 산거 몇편까지인지 읽고 다시 다음편을 구입해야하니 검색을 해봤더니, "으잉?" 1편이 끝이다.

   여기서, 난 또 혼자 흥분의 버럭거림을 질러야 했다..

   왜~!! 제목이 "기묘한 이야기 1"이냐고......

   뭐가 뭔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이걸로 끝인건지 다시 다음번에 나올건지... 그건 차후에 두고 174페이지에다

   양장에다...얇고, 작으며 삽화가 가득인 동화라고 해도 될만한 모양을 갖춘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17가지의 기발한 얘기들을 갖춘 정말 동화같은 이야기..

   제목의 음산한 분위기와는 너무 색다른 내용에 혼자 읽으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짤막 짤막 하게 이어진 단편들은 그야말로 기발한 작가의 상상력을 여지없이 드러내주고 있었다..

미래 인간사회에 대한 얘기가 주 내용이긴 하지만, 그속엔 미래인간이 살아가야하는 내용보다, 현재 우리가 처한 문제들에 대해 해학과 웃음

감동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17편 모두 하나하나 새로움이며, 각각 모두 소개하고픈 욕구가 일지만, 짧은 글솜씨로 일일이 평하기엔 무리인듯하여, 가장 기억에 남는

한편의 감상을 적으려고 한다.

"잠자는 토끼"   그야말로 어린시절 너무 흔하게 접한 토끼와 거북이의 후속격인 얘기..

거만함에 잠들어 버린 조상들때문에 놀림을 당한 토끼가 다시 거북이에게 경주를 하자고 제안하고, 거기에 심판들과 미국의 언론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결과는 동화와 별반 틀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건 자신의 자만에 대한 결과였다는 걸 알고 다시 재경기를 하지만 매번 토끼는 꼭 중간쯤에서 잠들어 버리거나 기절해 버려서 평생을 지고 만다.  정신과 의사도 찾아가 보고 마술사에게도 찾아가 보고 토끼는 거북이를 이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결과는 늘 마찬가지 였다.  그러는 사이 세월은 흐르고 토끼가 마지막으로 죽을힘을 다해 경주를 하는데 웬지 이번만큼은 자신이 이길듯한 즐거운 웃음을 웃으며 토끼는 경주중 목숨을 잃는다.. 그것도 늘 자신이 잠이 들던 그 중간쯤의 동산에서..  그리고, 사람들은 기억한다. 토끼가 얼마나 이기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가 최선을 다했는지..  결국 그 동산의 이름은 "토끼 언덕"이라고 명명되었다.  또 정상에는 토끼를 위한 애도와 교훈비가 세워졌다.. 아무도 거북이에 대해 기억하지 않았고, 재미없었던 거북이의 삶에 대해 떠들지 않았다.  

완전 토끼와 거북이에 대한 또다른 해석이었다..   물론, 누가 잘 살았고 못살았다를 떠나 이책에선 토끼가 이기기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한 부분을 높이 쳐 주고 있었다.  중간중간 토끼가 노력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바보스럽기도 해 토끼를 비난했던 내가 마치 바보가 돼버린 느낌도 들었지만 말이다..ㅡㅡ;

"열쇠"라는 단편 역시도 기억에 남고, "국가기밀" 같은 단편도 기억에 남는다...

일일이 줄거리를 추려내고자 하나 지루해질까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며, 반전의 묘미를 없애버릴까 하는 스포일러성의 밝힘이 되어버릴까 하여

자세히 적기가 곤란한 면도 없지않다..^^;

어째꺼나, 이 짧고 간단한 책속에서 유쾌함과 통쾌함, 감동과 그리고 깊이 생각해야할 내용이 무한함을 느꼈다.

이런 짧은 글에서 이런 깊이있는 생각을 요구하는 책을 써내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나 할까..

미래 공간이나 인간이 나오지만, 이건 현실속 인간들의 허상을 꾸짖고 우리가 깨달아야 할 바를 일깨워주는 그야말로 생각하는 동화였다..

책장을 덮자마자 "호시 신이치"라는 작가에 대해 검색을 했다.  그리고, 번역된 그의 책을 모두 읽고픈 욕구가 일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작을 했다는 작가에 비해 우리나라에 소개된건 거의 전무했다.  그것도 대부분이 절판이거나 품절상태..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본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나오는걸로 아는데 그 역시 인기있는 몇몇 작가들에 대한 선호도만으로 출판되어지는건 아닌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무분별한 일본작가들의 책 펴냄을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던 작가들의 절판된 책 소식은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오에겐자부로 책이 절판되어 더이상 찾을수 없어 아쉬움이 컸던 그때만큼이나...

 

 

소제목들

1. 민감한 동물 - 쥐를 소재로 한 이야기

2. 작은 세계 - 자동차 세일즈맨과 대기업 사원간의 이야기

3. 어깨위의 비서 - 속마음과 다른 어깨위에 얻힌 앵무새 비서 이야기

4. 잠자는 토끼 -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그러나, 순전히 토끼이야기)

5.  비 - 미래세상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음식을 구해 돌아오는 부부이야기

6. 끈질긴 녀석 - 외계인이 지구에서 잡은 어떻게도 죽지않는 생물이야기..ㅋㅋ

7. 열쇠 - 어느날 열쇠 하나를 주운 남자이야기

8. 신용 있는 제품 -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용과 가장 강력한 공격용 무기

9. 국가기밀 - 작은 나라의 맛있는 음식맛의 비결은?

10. 즐거움 - 소박한 산골마을, 그곳에 숨어든 범죄자

11. 식사 전 수업 - 식빵의 곰팡이균 실험과 선생님과 학생들

12. 미지의 별을 향해 - 뭔가 즐거움을 찾아 떠나는 지구인

13. 떠돌이 개 - 여자의 꿈에 나오는 떠돌이 개

14. 중요한 장면 - 도둑 혐의를 받고 잡혀온 남자..

15. 우주의 네로 - 오락프로를 끝없이 만들어 내게 만드는 우주인..

16. 생각지도 못한 결과 -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기계를 개발한 과학자

17. 옷을 입은 코끼리 - 코끼리가 인간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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