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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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사게 되거나 읽게 되면 반가움보다는 뭔가 모를 슬픔이 조금은 묻어나올지도 모르겠다. 올해의 충격적인 소식 중 하나가 그분의 부고가 아닌가 싶다. 애증, 애정 사이에서 그가 책을 빨리내는 속도와 내가 책을 사들이는 속도를 혼자 경쟁하듯 생각했었는데, 그의 부고로.. 나는 언젠가 그를 앞지르고 말리라. 그 사실이 그렇게 슬프다. 이처럼 재미난 책을, 이처럼 속도감 있는 책을 어마무시한 속도로 내는 작가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이제 더이상 그의 글들을 남겨진 책 외에는 만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왜 이다지도 아픈가.

하지만, 그에 대한 슬픔은 이 책에서 마지막으로 뱉어내고 다음에 그의 책 리뷰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그가 없다는 생각은 접어두고 그냥 그대로 리뷰를 써 내려 가야겠다. 매번 그의 부고를 곱씹는다는 것 또한 책에 대한 예의는 아닌듯 하니.....



이 책은 생각보다 게이고옹 책 중에 회자는 많이 안 된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다. 물론 내가 몰라서 그럴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읽어보니 음..... 생각보다 막막 인기 있을 책은 아닌 느낌.

뭔가 추리나 그런것에 묶이기 보다 출생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부모가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했어야 해서 꽤 진지열매 먹고 읽어야 할 책인 느낌도 들었다. 물론 뭐 그렇게 깊이 있게 파고들 그런거까진 아니지만 제목처럼 뻐꾸기알의 주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이 좀 있긴 했다.

어차피 뻐꾸기가 태어나니 뻐꾸기이고, 품어진 다른 새가 엄마라고 생각지 않았었는데 이거 이거 우리 인간사는 또 새의 그것과는 다르지 않냐는 항변 아닌 항변을 해 본다. 하지만 뭐, 새도 모정이 있을텐데...라는 생각도 좀 들긴 한데, 결국 기른정 무시 못한다는 거.

그나저나, 뻐꾸기는 왜 자신의 알을 남의 둥지에 몰래 갖다 놓는거지? 검색하기 귀찮아서 패스했는데 궁금해지긴 하네. 이러저러한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그런거 같긴한데 뭔가 얌체 같은 느낌도 있고, 새끼를 버린다는 느낌도 들고..... 나중에 한번 찾아봐야겠다.

각설하고 이 책은 설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긴 한다. 게이고옹 눈 좋아했었나보다. 설산시리즈도 있더니 여기서도 스키나 크로스컨트리 종목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니 말이다.

유즈키는 신세종합회사에서 유전자 관련 연구와 깊은 관계가 있다. 부모의 우월한 유전자 F를 가지고 태어나면 운동신경이 남들보다 뛰어나며 일본이 뒤쳐진 세계 스포츠 시장에서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선수들을 찾아내 육성하기 위한 작업을 한다. 거기서 찾아낸 인물이 신고와 카자미였다. 신고는 아빠가 등산가이다 보니 그에 대한 호흡과 끈기등으로 뒤늦게 시작했지만 월등한 발전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신고 자신은 운동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기타와 음악에 관심이 있다. 문제는 가정형편. 제대로 된 직업없는 아빠에게 일자리를 주고 자신도 잘만하면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이 되다보니 억지로 크로스컨트리 선수에 입문하게 된다. 신고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카자미는 그에 비해 아빠가 스키 선수였고, 자신도 어릴적부터 배워오다보니 기량이 다른 선수들보다 앞서게 된다. 문제는 그녀 출생의 비밀. 유즈키가 아빠와의 DNA 분석을 통해 F 유전자를 가졌는지 알고 싶어하지만 아빠 히다는 단호히 거절한다. 그는 알고 있었으니까. 카자미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과연 아내는 어디서부터 자신을 속여왔는가. 하지만 그 사실을 알길은 없다. 이미 그녀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카자미가 어린시절 생을 마감했다.



히다의 고민과 카자미 신변을 둘러싼 위험신호. 그리고 새로운 인물의 등장등 꽤 읽을거리는 많았다. 앞서 말했듯 키운 아빠는 아빠가 아닌것인가 라는 고민에도 휩싸였고.. 물론 나는 키운 부모 또한 부모랑 생각하지만 이 책의 히다는 자신이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후반부 엄청 고민을 많이 하긴 한다. 카자미 곁을 떠나려고까지 했으니....

후반 카자미에 대한 출생의 비밀, 그리고 사고로 위장한 사건의 해결이 휘몰아치듯 밝혀지지만 게이고옹의 탁월한 여타 추리소설에 비하면 뭐랄까 좀 아쉬운 느낌.

물론 키워준 부모, 생물학적 부모에 대한 고민을 화두로 던진건 좋았지만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이나 범인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는 느낌보다는 생각보다 잔잔한 느낌이 든 게 사실이다.

재미는 있지만 엄청은 아니고,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고.... 그냥 쏘~쏘 한 느낌. 게이고옹 책 중 그저 그렇게 반타작은 한 느낌.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이번에는 본인이 뭔가 답을 찾은 듯한 이야기였지만 본격 추리를 고파하는 나는 좀 아쉬웠네 그려.

그나저나 게이고옹, 편안히 잠드소서. 당신이 낸 책을 내가 다 전작해 볼테니.... 앞으로의 리뷰들에 혹여 욕이 있어도 뭐라는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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