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두껍지 않치만 글씨가 빽빽해 이거 잘 못 걸렸다간 책태기 들어맞겠다 생각했는데 이야기가 재밌어서 그런 빽빽한 글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었다. 역시 교보문고에서 상을 받았을 때는 확실히 그만한 필력이 있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첫 시작부터 뭔가 사이비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난 뭐 종교관련인가 했었다. 이운암이라는 위대한(?) 대통령이자 월남 적진에서 용감하게 싸운 생가에 갑자기 불이 붙어 사랑채가 탔다. 물론 자연적 발화가 아닌 방화였다. 그 불로 시작된 이야기는 이 이운암의 생가 한옥을 재건하려는 이들과 생전 그 생가를 지었던 지범근이 스스로 숨을 거두면서까지 "그 생가를 다시 복원하지 말라."는 의문으로 부터 전개된다.
죽어라 자신의 생가를 다시 재건하기 위해 이리저리 도편수들을 찾지만, 지범근 휘하의 사람들이었던지라 다들 한옥을 다시 지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아버지와 척을 지고 독일로 떠나 살고있던 지재헌을 찾아내 생가 재건을 부탁하게 된다. 다시는 도편수 일을 하지 않으리라 작정했었지만 어쩐지 아버지가 다시 짓지 말라는 말에 어린시절의 고통과 반항이 맞물려 자신이 하겠다는 역심이 부추긴다. 게다가 자신의 아내 가은을 위한 병원비등도 생각치 않을 수 없었던 현실로 녹록치 않았다.
생가를 방문하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만 아버지의 반항심에서 꿋꿋하게 생가 재건을 향해 나아가려는 그에게 불어닥치는 휘황찬란하고도 스펙타클한 이상한 것들(?)과의 지난한 싸움.
이거 영화 한편으로 만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뭔가 작가도 그런 느낌으로 써내려 간 듯 한 느낌적인 느낌.
어쩌면 현실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지만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마치 그게 진짜 일어나는 일인양 몰입감이 상당하다. 누군가 올챙이를 토해내는 장면을 상상하게 되고, 배가 터져 죽는 이들의 모습도 상상하게 된다.
기 현상이 일어나는 것 또한 진실인 것 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그만큼 이야기가 재밌고 몰입감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