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얼굴로 울 수 없어
기미지마 가나타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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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이면 무조건 사고 보는 습관이 있고, 제목만 보고 혹 하는 습관이 있고, 줄거리를 웬만해선 잘 안 보는 습관이 있다. 근데 그걸 고치려고 하지 않는건 그렇게 얻어 걸리는 책이 간혹은 엉망이지만 대체로 신박하고 재밌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저냥 그런 습관을 갖고 살아가기로 했다. 어쩌면 귀차니즘 때문에 그렇게 사고 보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진짜 제목도 한번 들어보지 못했고, 작가도 첨 보는 작가였다. 그럼에도 제목이 신박했고, 뭔가 살 당시에는 분명 스릴러, 추리 요런쪽인줄 알고 샀을게다.



근데, 어라? 책 읽어보니 너무 잔잔한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단, 남녀 고등학생이 영혼이 체인지 되는거 외엔... (하긴, 이게 일상이라고 할 수 있나 싶다만)

드라마고 영화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외국도 그렇고 영혼 체인지는 너무 흔해빠진 스토리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신박함을 느끼고 새롭다고 느낀건 (스포이려나??? ) 꽤 오랜기간 그 기간이 유지된다는 거다. 무려 15년째.

다른 책이나 드라마는 간혹은 잠깐 돌아왔다 뭔가의 이유로 다시 바뀌고 그런 장치들이 있지만 이 책은 전혀 그런건 찾을 수 없다. 어느날 자고 일어났더니 낯선 곳, 낯선 사람이었다. 둘은 같은 반이지만 대화라곤 제대로 해 보지도 않은 사이.

그래서 둘은 원인이 뭔가에 집중하고 어제 수영장에 우연히 같이 빠진게 그런건가 싶어 시도도 해보지만 아무런 효력도 없이 결국 그 자체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대신 자신의 몸으로 돌아갔을 때 서로가 당황하지 않게 가족이나 친구들의 정보를 주고받고, 서로 알 수 있게 일기를 작성한다.

하지만, 세월은 무심히도 흘렀고, 둘 다 흩어져 살게 되지만 일년에 꼭 한번은 만나서 서로의 집에 가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남자가 여자로, 여자가 남자로.... 쉽지 않은 삶이다. 하지만 미즈무라 여자는 의외로 강해서 자신이 사카하라로 변한것을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이 책의 화자 미즈무라로 변신한 남자아이 사카하라가 더 당황스러워 하는 거지.



서로에게 밖에 기댈 수 없어 나는 둘이 결혼 할 줄 알았더니, 그냥 각자의 자리에서 그럭저럭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간혹 현타가 오거나 부모님이 보고싶거나 하면 와르르 무너지며 울어버리면 "내 얼굴로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라고 말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서로는 내 얼굴이 아닌 네 얼굴로 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뭔가 영혼체인지 물인데도 불구하고 이런게 일상적일 수가 있을까? 그리고 뭐 이리 현실적으로 흘러가는 거지. 그래서 나는 더 신박했던게 아닌가 싶다. 어마무시 재미나다 막 그런건 아니지만 영혼 체인지 물이지만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작가가 여자인가. 글 속에서 미즈무라로 변한 사카하라의 시선이나 감정이 더 잘 표현되고 여자의 감성을 느끼게 만든다. 15년간의 영혼체인지. 꽤 쌈빡한 이야기였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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