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혜영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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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집에 그러고보니 기리노나쓰오 책이 꽤나 있다. 개인적으로 약간 스릴러 막 이런거 쓰는 작가인 줄 알고 아무렇게나(?) 사 재꼈고, 어찌어찌하다보니 책탑만 쌓여있고 이 작가책을 딱 한권밖에 안 읽었다나 뭐라나.

하긴 그러고 보니 그때 그 책 IN(인)도 뭔가 내가 좋아하는 그런부분이 아니라 남녀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들이 있어서 나 잘못 샀구만... 그랬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나 그 책은 진도마져 잘 안 빠져서 꽤나 고생했었다.

근데, 오호~ 이 책은 진도도 잘 빠지고 왜 이렇게 생각거리가 많은 책인가. 요즘 가볍게 넘길만한 책들을 만나지 않는건 좋으나 나라면? 나였다면? 이라는 "그래 결심했어" 형의 상황이 자꾸만 전개되니 고민에 고민을 하게 된다.



살아가는 게 너무 퍽퍽한 리키. 훗카이도의 시골마을을 벗어나 도쿄라는 대도시에 사는 이상향을 꿈꾸지만 현실은 편의점 커피하나도 고민을 해서 한두번 사 마실까 말까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병원은 겨우겨우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상황만 만들어 준다. 인생이 점점 어째 이상향으로 치닫는게 아니라 나락으로 밀어버리는 상황이다.

그러다 같이 일하는 데루의 소개로 난자제공에 대한 호기심이 동했고, 그와 더불어 난자 제공해 줄 부부의 아내를 닮았다는 이유로 대리모 제안까지 받게 된다. 어라? 아가씬데? 결혼도 해야하는데 그런 선택 괜찮겠어? 라고 나는 리키에게 감히 말하지 못하겠다.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냥 그게 이해가 되기도 한다. 잠시 잠깐 난자를 제공하고 자궁을 제공(?)하는 댓가로 두어해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상황이지 않은가.

자, 그리고 리키에게 난자제공와 대리모를 제안한 부부를 보자.

유키는 일러스트를 거리는 꽤 잘나가는 전문직 여성이고 남편은 발레를 하다 다쳐 발레학원을 어머님과 같이 운영하는 유명한 발레리노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 이 방법 저 방법 시도끝에 얻은 건 유키의 난자가 더이상 아이를 갖지 못하게 하고 자궁조차 아이를 품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결국 유키는 입양이나 아니면 부부끼리 살아가자라는 맘을 갖게 된다. 하지만, 남편 모토이는 오히려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에 더더욱 아이를 원하게 된다. 심지어 자신의 위대한(?) 유전자가 어떤 아이로 태어나 자라는지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래서 아내의 의지는 아주 조금(!) 반영된 리키의 대리모로 인한 출산을 의뢰하게 된다.



단순히 대리모 문제, 난자 제공의 문제를 떠나 과연 모성이란 무엇이고, 혹은 생물학적인 부모, 낳아준 부모, 길러준 부모에 대한 고민까지도 함께 하게 하는 부분들이 아주 아주 많이 얽혀있어 각자의 사정이 이해되는 그런 상황이다.

유키는 유키대로 자신이 곁가지로 내던져진 느낌, 모토이는 아내와 앞으로 꾸려나갈 가정으로 인한 대리모 출산이지만 오히려 더욱더 아내와는 멀어져 가는 느낌, 리키는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아이를 낳아주고 받는 이 댓가로 모든것이 끝나는 것인가.. 라는 고민이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이야기다.

정말 그야말로 모성과 현실의 삶 그 어디쯤을 떠돌고 있는 슬프고도 아픈 이야기인 기분. 하지만 또 그 모두가 공감가고 이해가 되는 기분. 그래서 더 아픈지도 모르겠다.

나라면? 이라는 상황조차도 상상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서 읽는내내 진짜 이야기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단순한 난자제공, 생명에 대한 윤리, 여자를 아이 낳는 기계로 의식하는 시선, 게다가 남자와 여자의 차이까지 아주아주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기리노나쓰오라는 작가를 또 다시 보게 된 느낌이랄까. 이 작가 책 마구마구 사재껴 놓은거 잘한거 같아, 나 자신 칭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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